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시계방향순) 등 4명이 자진사퇴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고심이 거듭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1기 내각 구성을 완료하지 못했다. 마지막 한 조각이 남았다. 바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자리다. 인선이 늦어지면서 뒷말이 많아졌다. 장관 후보자 중 정치인은 아예 배제됐고, 기업인은 주식 백지신탁 문제로 고사하거나 검증에 걸려 탈락했다는 등의 얘기다. 때문일까. 청와대는 장관 인선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100일에서 최대 오점은 인사로 꼽혔다.

◇ 차관급 이상 고위직 자진사퇴 4명 ‘오점’

인재풀의 한계는 이미 낙마자 사례에서 확인된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차관급 이상 고위직 가운데 자진사퇴한 후보자는 총 4명이다. 첫 번째 낙마자는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였다. 그는 허위 혼인신고, 아들의 고교 징계 무마 의혹, 비뚤어진 여성관 등으로 논란을 산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식 사과했지만 청문회조자 열지 못하고 사퇴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목표 의식이 앞서다 보니 검증이 안이해진 것 같다”며 새로운 마음가짐을 전했다. 하지만 인사 논란은 계속 됐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후보자는 청문회장에서 난타를 당했다. 음주운전 이력과 고려대 교수 재직 시절 사외이사 겸직 의혹 외에도 전문성 결여라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그도 후보직을 내려놨다. 정점은 박기영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찍었다. 그의 임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과학기술계는 물론 여권마저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인선 배경을 설명하며 “공과를 함께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황우석 사건’을 넘어서지 못하고 사퇴를 택했다.

앞서 김기정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급격한 건강악화와 구설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의 연세대 교수 시절 품행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자 민정수석실에서 내부 조사를 벌였다. 추가 검증인 셈.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기정 전 차장이 사실상 경질된 것으로 해석했다. 이로써 장관 후보자 2명과 차관급 인사 2명이 낙마하면서 새 정부의 오점으로 기록됐다.

물론 성과도 있다. 탕평과 파격적 인사라는 데 여론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고졸 신화의 주인공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례다. 그는 어린시절 판잣집에서 살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으나, 주경야독 끝에 입법·행정고시를 패스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국무조정실장으로 일하던 때, 백혈병으로 투병하던 장남을 떠나보낸 아픔을 겪고도 발인 당일 오후 출근할 정도로 철두철미한 성격이다. 반대로 학생들에겐 따뜻했다. 그가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아주대 총장직을 내려놓자 학생들이 아쉬움을 토로했다는 후문이다.

◇ 흙수저·유리천장… 고난을 이겨낸 사람들

문재인 정부의 인사는 탕평과 파격으로 평가된다. 대표적 주인공으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시계방향순)이 손꼽힌다. <뉴시스>

유리천장을 깨트린 신화도 만들어졌다. 바로 첫 여성 외교수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발탁도 신선하다는 평가다. 또 하나의 키워드는 호남 중용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용우 육군 참모총장이 호남 출신이다. 특히 문무일 검찰총장은 12년 만에 탄생한 호남 출신 총장이다.

당초 장관 인선에서 3권 분립 훼손을 이유로 현역 의원의 발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 수뇌부의 이전투구에 직접 나서 논란을 수습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투기와의 전쟁 선포와 함께 8·2 부동산 대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에 정치력과 추진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등 5명이 현역 출신 장관들이다. 전체 장관에서 27.7%의 비율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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