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조기행 부회장 단독 체제 이후 2개 분기 연속 실적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 SK건설 >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조기행 부회장 단독 체제에 들어선 SK건설의 행보가 여전히 위태롭다. 2개 분기 연속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조 부회장 첫 모의고사격이었던 1분기에 나홀로 실적 상승곡선을 그리는 데 실패하더니, 2분기엔 급기야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SK건설을 바라보는 업계 우려의 시선이 더욱 커지고 있다.

◇ 수익성 적신호 켜진 SK건설… 2분기 영업익 45%↓

SK건설의 실적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에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주요 실적지표 모두가 하락했던 SK건설은 2분기에 또 다시 어닝쇼크 수준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SK건설은 올해 2분기에 매출 1조4,740억과 영업익 47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45% 하락했다.

그 결과 상반기 누적 실적액도 축소됐다.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보다 16% 하락한 2조9,432억원을, 영업이익은 30% 줄어든 915억원에 그쳤다. 다만 이자수익과 외화환산이익 등 영업외이익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함과 동시에, 외환차손과 지분법손실 등 영업외비용은 감소해 전체 순이익은 소폭 상승했다.

SK건설은 나홀로 부진에 빠졌다는 점에서 더 뼈아프다. 5대 건설사는 물론 체급이 비슷한 다른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실적하락이라는 고민에 빠졌다. 건설업계 맏형이자 시평 2위의 현대건설도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지만, 감소폭이 10%에 그쳐 비교적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시평 1위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매출은 지난해 2분기 때 보다 25% 줄어든 5조873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익(1,530억원)은 28% 증가하는 호실적 거뒀다. 현대산업개발의 영업익 감소폭도 12%에 그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 1,41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들 건설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대형건설사 모두 올해 2분기에 지난해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으면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SK건설의 나홀로 뒷걸음질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앞서 1분기에서도 SK건설은 유일하게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어닝쇼크 수준은 아니었지만 나머지 9개 건설사 모두가 수익 상승에 성공하면서 당시 SK건설의 부진은 건설업계에 ‘옥의 티’로 남게 됐다.

◇ 회사 실적은 뒷걸음질, CEO 연봉은 고공행진

특히 단독 경영을 맡은 조기행 부회장의 첫 모의고사 성적표라는 점에서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SK건설의 수익성 개선을 예상하는 회사 안팎의 기대와 정반대된 결과였기 때문이었다. 보통 각자 대표 체제이던 회사가 1인 CEO 체제로 변화를 꾀하면 의사결정 효율성이 증가해 공격적 경영이 가속화 될 것이란 기대가 일반적이지만 SK건설은 예외였다.

오히려 조기행 부회장 단독 체제 후 2분기 연속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 속에서 SK건설의 입지를 더욱 위태롭게 하고 있다. 이와 관련 본지는 SK건설 측에 실적 하락의 원인과 향후 전망 등을 물었으나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조기행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 한해 연봉의 77%에 이르는 금액을 수령했다. 회사로부터 총 6억6,800만원(급여 5억원‧상여금 1억6,400만원·기타근로소득 400만원)을 받았다. 이는 대형건설사 CEO 가운데 5번째로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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