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직원직당을 깜짝 방문해 청와대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청와대 제공>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안경환 전 법무부장관 후보자 낙마, 박기영 과학기술보좌관 자진사퇴, 탁현민 행정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요지부동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례적인 고공행진”이라고 입을 모았다.

역대 대통령과 비교하면 더욱 자명하다. 취임 100일을 전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61.5%(리얼미터 2013년 6월 1주)로 확인된다. 윤창중 전 대변인 파문으로 40대까지 폭락했다가 그나마 상승하던 시기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쇠고기 파동’으로 급락해 18.2%(리얼미터 2008년 6월 1주)로 참담한 수준이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격차가 컸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가능>

◇ 문재인 고공지지율, 경쟁자 부재가 이유 중 하나

긍정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원인이다. 탄핵 이후 탄생한 정부기 때문에 국민적 기대가 크다는 점이 크고, 적폐청산 기조의 개혁정책이 국민들로부터 환영받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보수정권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탈권위적인 모습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이라는 게 공통된 평가다.

일부 전문가들은 ‘야권’에 그 이유를 찾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적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정치권에 부재한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국민들이 관심을 둘 만한 인물이 없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에 여론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기간 자신의 위치를 위협할만한 숙명의 라이벌들이 존재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있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적자’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문재인 현 대통령이 그 역할을 담당했다. 집권세력에 실망한 국민들은 ‘대적자’를 통해 기대감을 키웠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대표는 “탄핵, 문 대통령의 파격행보 외에 경쟁자 부재를 이유로 들 수 있을 것 같다”며 “역대 대통령들이 초기에 승리효과를 누리지만 인수위 과정에서 미흡한 점을 노출하고 그런 상황에서 경쟁자들이 부각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경쟁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에서 내리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뉴시스>

◇ ‘홍준표·안철수·유승민으로는 역부족’

문 대통령을 견제할 ‘대적자’의 부재는 보수진영 인사들도 잘 인지하고 있었다. 자유한국당의 오랜 전략통은 “메시지 보다 중요한 것이 사실 메신저”라고 했다. 그는 “어떤 혁신방안을 내놓더라도 메신저가 없으면 공허한 울림에 불과하다”면서 “인물에서부터 막힌다는 게 문제”라고 했다. 물론 야권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안철수 전 후보, 유승민 전 후보 등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다양한 메시지를 내놓고 있으나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새 인물이 나올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한 의원은 사석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현 보수진영 인사 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 사안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보수정당이 갈라진 기준도 탄핵에 대한 찬반이 아니었느냐. 이 상황에서 (보수진영에) 새 인물이 나오더라도 탄핵 찬반여부 입장표명을 요구받으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할 수 있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된 시점에는 새 모멘텀이 형성될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판단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부의 명확한 판단이 나오면, 탄핵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보수인사들 중에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날 것”이라며 “지금은 조용히 관망하면서 시기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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