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경기 의정부교도소에서 2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친 후 만기 출소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 2015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2년간 복역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3일 만기 출소한 것에 대해 여당이 ‘정치보복으로 인한 억울한 옥살이’라고 평가하자 야당이 일제히 반발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한명숙 전 총리 출소에 대해 “그분의 진실과 양심을 믿기에 우리들은 매우 안타까웠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현 대변인도 한 전 총리 출소 직후 낸 논평에서 “한명숙 총리에 대한 2번째 재판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더불어 잘못된 재판이라는 점을 만천하에 보여준 사건”이라며 “억울한 옥살이에서도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염원하신 한명숙 총리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탄압을 기획하고, 검찰권을 남용하며, 정권에 부화뇌동한 관련자들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세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법부 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강효상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한 전 총리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앞장서 중형을 외치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라며 “박근혜는 당연하고 한명숙은 억울하다는 식의 논리는 아전인수이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민주당의 ‘한 전 총리는 억울한 옥살이를 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주장은) 과거 정부의 사법부 판결까지 부정하는 것으로 자기들만 선(善)이고 옳다는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이자 우리가 그토록 배격하고자 하는 구악 중의 구악”이라고 꼬집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도 “여당의 언행과 관련해서 도저히 동의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말이 사실이라면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사실을 밝혀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여당 지도부가 3권 분립 체제 하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부정하는 웃지 못할 일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당에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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