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폭스바겐의 주요 모델 중 일부가 신규 인증 절차를 통과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정지에 돌입한지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난 가운데, 판매재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2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주력 차량 12개 모델이 최근 배출가스 및 소음 신규 인증을 통과했다. 인증을 담당한 국립환경과학원 교통환경연구소 측은 조만간 인증서 발급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며, 이후 일부 간단한 절차만 거치면 해당 차량의 판매가 가능해진다.

앞서 아우디 브랜드 차량이 신규 인증을 받은 적은 있지만, 폭스바겐 브랜드 차량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형 티구안, 파사트, 아테온 등이 신규 인증 모델에 포함됐다.

지난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의 불성실한 태도에 단호한 조치로 대응했던 환경부는 이번 인증 절차에서도 신중을 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도로를 주행하며 진행하는 테스트는 다음 달부터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차량들에게 우선 적용했다.

◇ 도망자 된 전 임원들, ‘단죄’ 없는 판매재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판매정지 조치 전까지 벤츠, BMW와 함께 ‘빅4’를 형성했던 브랜드다. 특히 이번에 신규 인증을 통과한 폭스바겐 티구안은 수입차판매 1위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따라서 판매가 재개될 경우, 아우디와 폭스바겐의 판매량 회복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그동안 대기 중이던 수요와 두 브랜드의 적극적인 마케팅까지 더해지면, 폭발적인 판매량을 기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측의 태도는 여전히 국내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배출가스 조작 사건과 관련된 재판은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주요 관계자들은 재판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요하네스 타머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은 지난달 19일과 지난 23일 열린 공판에 모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지난 6월 모국인 독일로 건너간 그는 건강을 이유로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트레버 힐 전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사장 역시 지난 23일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 역시 모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는 재판에 충실히 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와 함께 재판을 압축적으로 진행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만약 이들이 자진해서 입국하지 않는다면, 재판은 사실상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혐의 전반을 가려내고, 각 관계자들의 가담 정도를 확인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강제소환이 있긴 하지만, 해당 국가로부터 협조를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이 같은 한국 무시 행태는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환경부에 무성의한 리콜계획서를 연이어 제출해 논란을 키웠고,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다른 국가에 비해 국내 소비자에 대한 보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공분을 샀다.

때문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재개에 앞서 확실한 법적 책임 규명 및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한국에서 제기되는 논란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인다”며 “어지간한 내용이 아니고서는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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