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상준 골든브릿지금융그룹 회장이 자회사인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동조합과 강한 마찰을 빚고 있다. 2005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인수 당시, 노동운동가 출신 오너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수년째 노조와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유상감자를 결정하면서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졌다. 노조는 이번 유상감자가 대주주에 대한 꼼수 지원이라고 비판하며 각종 의혹을 폭로하고 있다.

◇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사 갈등 악화일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노동조합은 대부업체에 대한 투자 강요 의혹과 관련된 민원을 최근 금융감독원에 제기했다. 노조 관계자는 “대주주가 직원의 명의로 유령 대부업체를 설립한 뒤, 팀장급 이상 임원들을 압박해 대부업체에 돈을 투자하라고 강요한 한 정황이 포착돼 금감원에 민원을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대주주는 골든브릿지로, 이상준 회장은 골든브릿지의 최대주주로 있다.

노컷뉴스 보도와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골든브릿지는 지성대부와 빅디대부라는 대부업체에서 수십억원을 차입했다. 지성대부로부터는 총 22억3,450원을, 빅디대부로부터 3억1,200만원을 각각 빌렸다.

수십억 원을 빌려줄 수 있는 자금력을 갖췄지만 실체는 모호했다. 회사의 사무실은 골든브릿지 지하 1층에 있는 것으로 등재됐지만 실제로는 간판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들의 대표이사는 모두 골든브릿지와 연관된 인사로 추정됐다. 지성대부 대표이사는 이상준 회장이 설립한 ‘실크로드 재단’ 사무국장과 이름이 같았고, 빅디대부는 골든브릿지증권 총무관리자로 있던 직원의 이름과 동일했다.

◇ 임직원 쥐어짜 대출 투자 종용 의혹까지 

노조는 이 대부업체의 자금이 임직원들을 쥐어짜 모아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에게 직급별로 대부업체에 대한 투자 할당이 이뤄졌다는 내부 제보를 접수받았다”며 “많게는 일인당 수억원까지 할당됐다고 한다. 심지로 경영진이 특정 은행의 지점에 대출을 알선해주면서 압박했다는 말까지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에 응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사측이 인사상 불이익을 가한 정황도 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했다.

이에 대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의 설립 목적 자체가 골든브릿지 임원 펀드에 대한 투자 용도였다”며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대출 영업을 하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부인으로 구성된 대부업체를 세우게 됐다. 관리 업무는 아웃 소싱을 맡기고 있어, 사무실 운영에 대한 별도의 관리인이 필요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들에 대한 투자 압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요는 없었다”며 “높은 이자율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본사 관리자급 이상으로 대상자를 선정한 것이다.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사상 불이익은 가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노조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유상감자를 지연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최근 300억원 유상감자를 결정하면서 극심한 노사 갈등을 겪고 있다. 사측은 자본적정성 유지와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노조는 “대주주 잇속 챙기기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우리사주조합도 유상감자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하는 소송을 지난 14일 서부지방법원에 제기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노사 갈등은 수년전부터 이어져왔다. 2005년 노동운동가 출신인 이상준 회장이 노조와 공동경영 약정을 체결,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경영모델이 탄생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됐지만 잡음이 계속됐다. 노조는 사측의 잦은 유상감자와 공동경영약정 불이행을 놓고 수년간 갈등을 이어왔다.

노조 관계자는 “과거 이상준 회장이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이력은 이제 의미가 없다”며 “과거보다는 지금 현재 어떠한가가 그 사람을 설명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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