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 칼럼니스트

족첸(Dzogchen)이란 모든 실체의 '위대한 완성'이다. 뵌교와 가까운 티베트 불교의 4대종파 가운데 하나인 닝마파에서 가장 높은 가르침과 수행으로 여겨진다. 오직 자신의 본성을 깨닫기만 하면 되는 이 수행의 다른 이름은 '자아의 해방'이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있는 그대로의 고통 등에 대하여 부정적인 집착이나 혐오를 갖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이 어쩌면 완성의 모습일 수 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이 바로 위대한 완성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굳이 고통의 원인인 집착을 끄달리면 결국 고통에 스스로를 맡긴 꼴이 된다. 고통은 얼음과 같아서 굳이 손대지 않고 가만히 두면 녹아 사라진다. 그러면 굳이 집착할 것이 없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고통을 대면했을 때 그 고통의 실체가 없으며 원인 역시 비어 있음을 보면 된다. 그런 고통 대신 꿈을 넣어도 된다.

모든 것은 고통의 주요 원인인 욕망이다. 내가 왜 그러고 싶은지를 보는 것 자체가 욕망을 바로 보는 것이다. 자기를 바로 보는 연습을 통해서 욕망은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맑고 밝은 빛만 남게 된다. 그것을 아는 것이 명상의 목적일 수도 있다. 그리고 꿈을 넘어 잠에서 그런 수행을 할 수 있다.

우리는 매일 밤 잠을 자러 간다. 자도자도 끝없이 또 자러간다. 그 결과 인생의 삼분의 일을 잠으로 보낸다. 그런데 만약 수면장애가 있다면 인생의 1/3을 고통 속에서 보내는 것이 된다. 또 어떤 이들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잠에 곯아떨어져 무지의 잠을 자기도 한다. 그러나 불교는 인간의 잠을 1.윤회의 잠 2.무지의 잠 3. 청정한 의식의 잠으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물론 이상적인 잠은 청정한 의식의 잠이다. 청정한 의식의 잠은 각성된 의식으로 잠자리에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일 밤 각성된 의식으로 잠에 들면 인생이 바뀌게된다. 일상의 사건들과도 각성된 의식으로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갈등적 인간관계가 줄어들고 나 자신에게도 자비심을 갖게 되어 서서히 평화를 맞보게 된다. 밤과 낮은 이렇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결고리로 맺어져 있다. 밤과 낮이 연결되어있는 것처럼 잠과 죽음 또한 연결되어있다. 현대인의 수면장애는 죽음을 순리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들의 심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을 수 있다.

분노, 집착 그리고 무지를 호흡으로 정화하고 잠에 들면 악몽이 줄어든다. 악몽은 정화되지 않은 의식세계가 무의식의 세계에 꿈으로 표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매일밤 잠자기 5분 전 호흡을 하고 잠에 들면 서서히 평화로운 잠에 다가갈 수 있다. 여기에 평화로운 잠을 신성한 잠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이 부가되면 우리의 삶은 긍정적 변화 안에 안정적이며 지속적으로 머물게 될 것이다.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잠을 자는 어린이처럼 잠을 자며 성장하게 된다고 텐진 완걀 린포체(Tenzin Wangyal Rinpoche)는 전한다.

리그민차 코리아(Ligmincha Korea)은 오는 9월 23~24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예술공연장서 텐진 왕걀 린포체(Tenzin Wangyal Rinpoche)의 ‘꿈요가(Dream Yoga)’ 강연을 개최한다. 우리나라에서 달라이라마 마케팅을 하는 몇몇 린포체 가운데 ‘수준 미달’도 적지 않다. 우리 선승들 보다 못한 그런 사람들이 적지 않은 가운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참 스승이 찾아왔다. 1년에 한번 밖에 없는 기회이다. 꼭 가봐야하겠다. 이번에도 주최하는 홍기령 박사(Ligmincha Korea 대표, 하버드대 여성정신분석한 전공, 전 이화여대 여성학과 주제통합교양과정 전임강사)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텐진 완걀 린포체

※ 텐진 완걀 린포체는 1959년 중국의 핍박을 피해 인도 암리트사르로 피난해온 불교 라마 아버지와 뵌교 수행자 어머니 사이서 태어났다.

10세에 인도 돌란지 사원에서 스승인 로폰 상게 텐진 린포체로부터 키웅틀 린포체의 환생으로 인정받았다. 13세에 뵌교와 불교 스승들 지도 아래 수련했다. 1986년 11년간의 뵌 변증법학교 과정을 마치고 박사학위에 준하는 게셰학위를 받았다.

졸업과 동시에 인도 다람살라 티베트 망명정부 문헌·아카이브 자치부 수석으로 임명됐다. 티베트 전통 뵌교의 라마이며, 뵌교의 연구와 수행을 위해 설립된 리그민챠 인스티튜트(www.ligmincha.org)의 창립자이자 의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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