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이 건전성 악화로 시름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3일 창립기념일에서 김동주 대표가 임원들에게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있는 모습.  < MG손해보험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MG손해보험이 올해 상반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개선세에도 MG손해보험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가 가득하다. 자본건전성에 여전히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 RBC 비율 위태위태… 건전성 빨간불 

MG손해보험은 올해 상반기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 1분기 23억원의 흑자를 낸데 이어 2분기에도 흑자결산을 이어갔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한 5,643억원을 기록했다. 일반보험이 업계 최고 성장률인 36.2%를 기록하며 매출 성장세를 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MG손해보험은 2013년 재출범 이후 4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온 곳이다. 2013년 394억원, 2014년 906억원, 2015년 479억원, 2016년 28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다 올해부터 실적 지표에는 모처럼 햇살이 비치고 있는 실정이지만 자본건전성 지표는 사정이 썩 좋지 못하다.

건전성 지표인 RBC 비율은 지난해 말부터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권고치 이하인 133.6%로 떨어지더니 올 1분기에는 118.68%까지 추락했다.
 
RBC 비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 때에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당국은 150% 이상을 넘기도록 권고하고 있다. 100% 이상으로 떨어질 경우 금융당국의 시정조치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통상적으로 업계에서는 당국의 권고치를 밑돌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평가한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올해 RBC 비율이 150% 이하로 떨어진 보험사의 방카 상품에 대한 판매를 제한하기도 했다. 최근 RBC 비율을 개선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이같은 판매 제한을 풀었지만 MG손해보험은 해당되지 않았다. 은행들은 MG손해보험의 RBC 비율 개선이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보고 방카 상품에 대한 판매 중지를 이어가고 있다.

RBC 비율 개선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하기 위해서도 시급한 문제다. 부채도 시가로 평가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이 2021년부터 도입되면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전반적으로 악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보험사들이 벌써부터 자본쌓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같은 노력 덕에 RBC 비율이 대폭 개선된 곳이 상당하다. 하지만 MG손해보험은 대주주의 도움 없이는 해결이 어려운 실정이다.

◇ 대주주 지원만 기다리는 신세 

MG손해보험은 1,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대주주가 선뜻 지원에 나서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MG손해보험의 대주주는 사모투자펀드(PEF)인 자베즈파트너스다. 이 사모펀드에는 새마을금고가 대표적인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사실상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는 새마을금고는 그간 자베즈파트너스를 통해서 MG손해보험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해왔다. 2013년부터 지원한 자금만 2,000억에 달한다. 그럼에도 건전성이 나아지기는커녕 계속 악화되자 지원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현재 MG손해보험의 재무상태를 정밀 진단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해당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유상증자 참여 등을 결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김동주 MG손해보험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그는 올해 경영 목표를 흑자전환으로 세우고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과연 세간의 우려를 딛고 부활의 기회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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