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마실/김주미 저/시공사/196쪽/1만2,000원/2017년 8월 28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폭염이 기승을 부린 여름이 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밖에 나가기 두려웠던 날씨는 어느덧 ‘밖이 좋은’ 날씨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을은 바깥 활동, 특히 산책이나 여행하기 좋은 계절이다. 더위를 피해 떠나는 여름휴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온도가 좋고, 바람이 좋고, 하늘이 좋고, 햇살이 좋다. 이러한 것들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이처럼 여행자들을 유혹하는 가을, 최고의 장소는 역시 제주도가 아닐까. 가을을 머금은 제주는 특별히 뭘 하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여행이 된다.

신간 <제주 마실>은 이런 가을 제주여행에 딱 알맞은 책이다. 평범한 직장인이자 여행 블로거인 저자는 이미 전주, 군산, 순천, 목포의 여행책을 펴낸 바 있다. 그만큼 여행을 즐기고 사랑하는 저자다.

<제주 마실>은 여유 있고, 가벼운 여행을 제안한다. 그래서 제주 여행의 필수코스로 손꼽히는 익숙한 장소는 오히려 등장하지 않는다. 관광객으로서 제주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로서 제주에 스며들 수 있는 장소들을 담고 있다.

특히 각 장소에서 만나볼 수 있는 매력적인 카페나 음식점, 숙소 등을 함께 담고 있어, 수고로움을 덜어 줄 뿐 아니라 선택장애 극복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뚜벅이 여행자’들을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법도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은 하루에도 이동거리가 상당한 경우가 많다. 서둘러 이동해서 무언가 보고, 다시 발길을 재촉해 무언가 먹고, 심지어 줄을 서 기다리는 시간까지 분주하기 일쑤다. 정작 있는 그대로의 제주를 즐기는 시간은 많지 않다.

<제주 마실>의 저자는 “멀리 이동하고 많이 둘러보는 대신, 오래 머물면서 천천히 마을의 분위기를 느껴보라”고 말한다. 소소하면서도 제주의 속살을 마주할 수 여행을 <제주 마실>과 함께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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