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선식품지수 변동 추이. <그래프=시사위크>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8월 소비자물가는 ‘밥상물가’만 기형적으로 높았다.

통계청은 1일 ‘2017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통해 품목별 물가동향을 살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7월 2.2%와 6월 1.9%의 물가상승률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급증한 식품가격이 물가지수 상승의 주범으로 나타났다. 농축수산품은 전체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적 낮지만 전년 동월 대비 가격상승률이 12.2%로 공업제품(1.0%)과 서비스물가(1.8%)를 압도했다. 전기·수도·가스 가격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8.8% 증가했지만 이는 작년 여름 일시적으로 전기료가 인하됐던 것에서 기인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특히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신선식품의 경우 폭염과 불규칙한 기상여건의 여파로 공급 측면에서 큰 타격이 있었다. 신선채소와 신선과일 가격지수는 모두 전년 동월 대비 22.8% 증가했으며 채소가격은 한 달 사이 26.2% 급증했다. 배추·시금치 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식재료들의 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생활물가지수는 103.77로 전월 대비 0.8%,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식료품 및 에너지품목을 제외한 물가지수의 상승률은 1.4%에 그쳤다. 공업 분야에서는 휘발유 등 기름가격이 상승한 영향이 있었을 뿐 일반 생활용품과 TV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물가지수 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서비스부문도 요금별 등락이 엇갈려 1.8%의 안정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8월 소비자물가지수의 상승이 근본적인 물가수준의 변화를 뜻한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31일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연평균 물가상승률을 1.9%로, 근원물가상승률(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은 1% 중후반으로 예측한 바 있다.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2.2% 가량으로 집계되던 지난 4월의 예상과 동일하다. 다만 식품물가가 다시 안정세를 찾을 때까지 장바구니를 쥔 소비자의 걱정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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