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 크루즈가 신형 모델 출시 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지엠 제공>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지엠 쉐보레 크루즈가 신형 모델 출시 반년 만에 실패의 쓴맛을 보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1월 신형 크루즈를 공개했다. 올해 첫 신차이자, 9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모델로 기대가 컸다. 2008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400만대 이상 판매된 크루즈였기에 2017년 첫 주자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출발부터 불길했다. 공개 직후 신형 크루즈를 덮친 것은 ‘비싼 가격’ 논란이었다. 크기나 성능에서 경쟁모델을 훨씬 뛰어넘는다는 게 한국지엠의 생각이었지만, 시장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

심지어 한 대도 판매하지 못한 상황에서 부품결함까지 발견됐다. 안전과 직결되는 에어백 결함이었다.

결국 한국지엠은 신형 크루즈 판매 개시를 당초 2월에서 3월로 연기했고, 가격도 크게 인하하는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기엔 타격이 너무 컸다. 신형 크루즈는 3월 2,147대의 실적을 남겼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4월 1,518대 5월 1,160대, 6월 1,434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하반기에는 하락세가 더욱 뚜렷하다. 7월 판매실적이 1,050대에 그치더니, 8월엔 429대로 크게 추락했다. 구형 모델 실적인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신형 모델이 출시되면, 보통은 ‘신차 효과’라는 것을 누리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신형 크루즈는 사실상 신차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심지어 6개월가량 지난 현재는 오히려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신형 크루즈의 실패는 한국지엠에게도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한국지엠은 판매실적이 굳건한 스파크, 지난해 신형 모델을 선보인 말리부 등과 함께 신형 크루즈가 탄탄한 라인업을 구축해주길 바랐다. 그러나 그 바람은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한국지엠의 전체적인 판매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지엠의 속을 더욱 쓰리게 하는 건 경쟁모델 아반떼의 행보다. 아반떼는 지난 8월 7,449대의 실적을 기록하며 굳건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아반떼의와 신형 크루즈의 8월 판매실적은 17배 이상 차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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