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정치
‘한미 FTA 폐기’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북핵 문제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FTA 폐기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2일(현지시각) 미국 휴스턴을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재진들의 확인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어서 큰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무역대표부 요구로 열린 한미FTA 재개정 협상결과를 보고 받은 뒤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 당시 협상에서 미국 측은 한미FTA 재개정을 요구했으나, 우리 측이 성과분석이 우선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보고받은 뒤 협정 폐기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폐기 검토’를 지시한 배경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재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일종의 ‘으름장’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NAFTA(북대서양자유무역협정, 나프타) 폐기를 수차례 언급했지만, 결국 재협상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주요 근거다. 다만 일각에서는 TPP 탈퇴 등을 들어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폐기인지 협상용인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 협상용 으름장? 미국 내에서도 ‘한미FTA폐기’ 반대 목소리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침에 대해 미국 여론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북한의 도발로 안보위기가 엄중한데, 가장 중요한 동맹국과 경제전쟁을 벌이는 것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다. 미국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내 여론은 패권국가로서 미국의 지위가 흔들리는 것에 큰 우려를 하고 있다. 북핵 문제 해결도 안전 확보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도전국가’로부터 미국의 국제적 위상을 지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 등 전통적 우방국과의 동맹 강화가 선결과제로 제시된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외교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동맹국가라는 얘기다.  
 
존 울프스탈 하버드대 국제문제센터 연구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미국과 한국 사이를 이간질 하려고 시도한다”며 “한미 FTA 폐기는 그 목적을 쉽게 달성할 수 있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트로이 스탠가론 한미경제연구소 연구원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보다 동맹국인 한국을 더 거칠게 다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미국과 협력해오고 있는데 트럼프는 ‘무역에 대해 봐주지 않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맥마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 핵심참모들도 한미FTA 폐기에 대해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우리 측은 신중하게 반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는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고 있으며, 여러 가능성을 놓고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제 폐기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인 분위기가 읽힌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를 지시하더라도 미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설사 폐기가 결정한다 해도 한국 측이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남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미FTA 관련)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상정하고 있다”면서도 “일단은 (트럼프 행정부의) 결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설사 폐기한다고 하더라도 6개월의 별도 기한이 있어 어떠한 결론이 나오더라도 우리의 입장을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분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정계성 기자  under74@sisaweek.com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
icon인기기사
[AD]
여백
SPONSORED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