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당 업계 3위 기업 대한제당이 설탕과 사료, 외식업 등 주력 사업 전체가 부진에 빠지면서 올해 2분기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대한제당>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20%대의 시장점유율로 업계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한제당의 입지가 더욱 위태롭게 됐다. CJ제일제당, 삼양사와 함께 시장을 3등분하고 있는 국내 제당 업계에서 나홀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설탕, 사료,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등 주력 사업이 모두 부진의 늪에 빠졌다.

◇ 설탕부터 사료까지… 주력 사업 줄줄이 뒷걸음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제당은 올해 2분기 3,277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졌다. 116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보다 85% 하락한 18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쳤다.

당기순이익 하락폭은 더 크다. 무려 99%가 감소하면서 간신히 흑자(2,483만원)에 턱걸이 했다. 다만 1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상반기 전체 영업익은 지난해 3분의 1수준인 62억원을,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줄어든 63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제당식품 등 주요 사업들이 줄줄이 뒷걸음질 쳤다. 제당식품의 올해 상반기 영업흑자(94억) 규모는 지난해 보다 반토막 났으며, 두 번째 주력 사업인 사료 부문은 적자 전환(-42억)됐다. 지난해 7,400만원에 이르던 영업적자는 올해 상반기 5,000만원 가량 줄이는데 성공했지만, 순이익(-2,200만원)이 적자를 실현했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원당 가격이 상승한데다 설탕의 소비부진, 여기에 정부의 저당정책이 겹치면서 제당업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라면서 “AI 등의 여파로 축산업 역시 위축되면서 자연스레 사료 판매율이 감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해 기업 성적표의 변곡점이 될 2분기 실적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대한제당의 대표이사 인사를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말 4개월여 만에 각자 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김영권 사장에 문책성 인사가 내려진 게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분석은 2분기 시즌과 대한제당이 김영권, 조현 각자 대표체제에 돌입했던 시기가 정확이 맞아 떨어지면서 묘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제당 관계자는 “올해 실적과는 전혀 무관하게 이뤄진 인사”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 수익성‧재무건전성 빨간불 켜진 파파이스 어쩌나

조현 대표의 앞날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입사 33년 만에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단독 대표 자리에 앉게 됐지만, 현재 회사가 처한 현실이 만만치 않아서다.

특히 주력 사업군 가운데 하나인 외식업이 조 대표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대한제당은 유명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인 파파이스를 25년째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에 경영상황이 크게 악화됐다. 자회사에 속해 있던 맘스터치에 업계 순위가 역전 될 정도로 수익성이 나빠졌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영업적자와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5억원과 6억원에 이른다. 재무건전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파파이스를 운영하는 대한제당의 계열사 TS앤푸드시스템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513%를 기록했다.

대한제당 관계자는 “원당 가격이 점차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고 중국, 일본과 함께 설립한 12만톤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프리미엄 설탕 공장이 본격적인 운영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엔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햄버거병’ 등에 직면해 고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종에서도 다방면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도록 경주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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