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최근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것에 대해 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의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최근 내려진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소송 1심 판결은 현대·기아차는 물론 경영계 전반에 큰 후폭풍을 남겼다. 특히 기아차는 이 판결로 기업이 존립위기를 겪을 수 있다며 ‘신의성실의 원칙’이 인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현대·기아차 만이 아니다. 같은 업계의 르노삼성자동차도 뜻밖의 불똥을 맞았다.

르노삼성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다소 난항을 겪었고, 노조는 언제든지 파업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지난달 30일, 노사가 극적으로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것이다.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만 통과하면 3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은 결국 통과되지 못했다. 노조 조합원들이 반대표를 더 많이 던진 것이다. 업계에서는 잠정합의안 도출과 찬반투표 사이에 나온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역시 이러한 시각을 보였다. 그는 지난 4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자동차업계 간담회 자리에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부결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기아차 판결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결국 르노삼성의 노사 임금협상은 또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으며, 새 합의안을 도출하기까지 적잖은 시일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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