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1번가의 매각설을 일축하며, 미래 커머스 플랫폼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SK텔레콤 제공>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11번가를 미래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유통업계에서 나돌던 11번가 매각설을 일축한 셈이다. 다만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박 사장의 호언장담이 어떤 식으로 실현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박 사장은 최근 사내 임원회의에서 “전 세계적으로 AI기술과 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기술들이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있다”며 “11번가를 통해 미래의 커머스를 선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혼자서 1등을 할 수 없다. 상호 개방과 협력이 필수인 시대”라며 “11번가를 통해 다양한 사업주체들과 협업·제휴해 국내 최고의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11번가 매각설’에 대해 “11번가는 미래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며 “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11번가가 중심이 되고 주도권을 갖는 성장 전략만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돌고 있는 11번가 매각설을 진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앞서 업계에선 SK가 ‘온라인 오픈마켓 11번가’에 지분투자자를 구하기 위해 신세계, 롯데 등과 접촉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각에선 유통사업을 하지 않는 SK그룹이 적자투성이인 11번가를 매각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선도 보냈다.

하지만 미래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온라인이 잡게 되고, 온라인 유통과 ICT사업의 결합으로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게 박 사장의 복안으로 보인다. 모델은 온라인 유통을 기반으로 IT, AI 등 각종 사업에 진출한 미국 아마존이다.

다만 아마존 성장의 배경엔 월마트 등 기존 유통업체들이 온라인 시장을 등한시 한 점도 존재한다. 또 과거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매장은 비용증가 요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엔 더 효율적인 유통망 구축을 위한 인프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은 G마켓, 옥션, 쿠팡, 티몬, 네이버 등 다수의 사업자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신세계, 롯데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강자들도 온라인 사업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박 사장이 11번가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