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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주의 콘택트] 택시운전사 ‘영웅의 여정’
김연주 스토리 아티스트

좋은 이야기란 무엇일까? 미국의 학자 조셉 캠벨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신화들을 분석하여 좋은 이야기에서 보이는 공통 된 서사구조를 파악하였다. 그는 이를 '영웅의 여정(Hero's Journey)'으로 명명하였는데 이는 할리우드에서 작가를 하려고 한다면 무조건 공부해야 한다.

조셉 캠벨에 의하면 영웅의 이야기는 모두 일상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평범한 일상에 변화를 주는 무언가로 인해 영웅은 모험을 떠나게 되는데 이때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영웅의 목표가 된다. 그러나 여러 시련과 시행착오 끝에 영웅은 다른 목표를 갖게 되고 그 덕분에 이겨내야 하는 커다란 시련을 이겨낸다. 그 후 영웅은 처음 시작할 때와는 다른 모습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영화 '택시 운전사'에서 김사복은 영어를 조금 할 줄 아는 택시운전사다. 돈이 없어 허덕이던 그는 한 외국인이 광주를 갔다 오면 많은 돈을 준다는 이야기에 덥석 그 외국인을 태우고 광주로 향한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광주의 모습에 기겁하고 도망치며 다시 서울로 올라가고자 한다. 그러나 광주의 상황을 봐버린 그는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정의를 실현하려는 외신기자의 옆을 지킨다. 그리고 영화 첫 장면과는 다른 모습으로 일상으로 돌아간다.

영화 '택시운전사' 포스터

영화 ‘택시 운전사’의 김사복은 영웅의 여정을 겪은 걸까? 한 가지 알아 둘 것은 우리나라에서 '영웅'은 일반 사람보다 뛰어나서 불가능할 정도의 일을 해내 대중에게 존경받는 자를 뜻한다. 하지만 영어로 '영웅(hero)'은 이야기의 주인공을 뜻하기도 한다. 즉, 이 '영웅의 여정'은 단순히 세상을 구하는 영웅만이 아니라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 모두에게 해당하는 여정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처음의 질문을 돌아가서, 좋은 이야기란 무엇일까? 영웅의 여정은 영웅이 모험을 떠나 변화하여 돌아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김사복은 택시 영업에 폐를 끼치는 민주화 운동을 싫어했고, 그런 운동을 하는 대학생을 좋은 눈으로 보지 않았었다. 그런 그가 변하는 모습에 사람들이 공감하고 같이 변했다면 그것이 좋은 이야기가 아닐까? 문득 나는 내 삶의 주인공으로서 영웅의 여정을 잘 걸어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시사위크  sisaweek@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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