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예상 밖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소위 9·9절이라고 불리는 정권창립일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던 대외적인 메시지를 생략하고 중앙보고대회를 건너뛰었다. 추가 미사일 도발도 없었다. 대신 대대적으로 축하연을 열었다. 수소탄 시험 성공을 자축하기 위해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축하연은 전날 열린 것으로 추정됐다. 연회 날짜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보도 행태가 가능성을 키웠다. 특히 “우리 공화국이 탄생한 경사로운 9월에 수소탄의 거대한 뇌성을 가장 장쾌한 승전가로 어머니 조국에 삼가 드렸다”고 설명한 점에서 정권창립일을 맞아 6차 핵실험을 가진 것으로 해석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축하연에서 핵개발 총책 2명에게 각별한 애정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연회장에 등장할 때부터 팔짱을 끼거나 손을 꼭 잡은 모습이 포착된 것. 바로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리홍섭 핵무기연구소장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전투원들의 투쟁정신, 투쟁기풍을 모든 부문·단위에서 본받아야 한다”면서 “이번에 울린 수소탄의 폭음을 허리띠를 조이며 피의 대가로 이뤄낸 인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총애를 받으면서 홍승무 부부장과 리홍섭 연구소장의 위상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연회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이 리홍섭에게 경례했다. 황병서는 군부 서열 1위다. 반면 리홍섭은 별 3개 상장 계급으로, 황병서(차수)보다 두 계급 낮다. 핵 개발자들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무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