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집에 머물다/박다비 저/상상출판/224쪽/1만2,000원/2017년 8월 9일 출간.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 특히 서울 등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이란 어떤 존재일까. 아마도 의식주 중 가장 큰 고민을 안겨주는 존재일 것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의 절반은 집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서울에서도 전셋값은 천지차이고, 그마저도 입이 떡 벌어진다. “서울에 집은 참 많은데 내 집은 없다”는 볼멘소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집은 편안한 안식처여야 하는데, 집으로 인한 고민이 너무 크다. 하나하나 내 손길이 깃든 진짜 ‘내 집’은 도시인들에게 그저 다른 세상의 꿈만 같은 일이다.

하지만 이를 꿈이 아닌 현실로 만든 이들이 있다. 그것도 아름다운 섬 제주를 배경으로 말이다. 그것도 평범한 신혼부부가 주인공이다.

<오래된 집에 머물다>의 저자는 제주에서 남편을 만나 무작정 제주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들이 보면 무모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두 사람은 누구와 함께냐가 더 중요했고 둘이 함께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 집은 무려 100년의 시간을 지닌 집이었다. 모두들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지으라고 할 정도로 낡아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30년 남짓 살아온 자신들이 100년을 산 집을 허물 수 없다며 더욱 무모한 길로 나선다. 집을 손수 고쳐서 살기로 한 것이다.

<오래된 집에 머물다>에는 두 사람이 ‘내 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폐가나 다름없던 이 집은 두 사람의 손길을 받아 새로운 생명력을 얻었다. 당장 허물어도 이상할 것 없던 헌집이 신혼부부의 사랑스러운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특히 두 사람은 안채와 별채, 창고 등으로 이뤄진 이 집에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도 함께 꾸몄다. 그렇게 100년 된 집은 두 부부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제주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됐다.

‘활엽수 게스트하우스’ 주인장 부부의 무모하고 당돌한 내 집 만들기 이야기는 잠시나마 집값, 전셋값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미소를 짓게 해준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