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령 생마르탱섬의 마르고 시내에 지난 9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어마가 지나가면서 건물이 파손되고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는 12일 허리케인 어마 피해지역 구호와 복구 지원을 위해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섬인 생마르탱섬과 생바르텔레미섬을 방문한다. <뉴시스/AP>

[시사위크=정상윤 기자] 허리케인 ‘하비’에 이어 ‘어마(Irma)’까지 미 대륙을 덮치면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재난 위험 분석 업체 ‘엔키리서치’는 플로리다에서만 피해액이 1,350억달러를 넘을 수 있으며 다른 경제적 손실까지 합치면 피해액은 총 2,000억달러(약 22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CNN머니는 이에 앞서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와, 이번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로 인한 경제적 피해 규모가 최대 2,620억달러(약 296조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두 번의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 합산액은 2005년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 지역을 강타했을 당시 발생했던 1,600억달러를 훨씬 넘어서는 셈이다.

◇ 초토화된 지중해 낙원… 트럼프 “이런 건 난생 처음 본다”

“초강력 허리케인 ‘어마(Irma)’가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들을 휩쓸고 가면서 ‘지상낙원’으로 묘사됐던 카리브해가 좀비들의 땅이 됐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내용은 허리케인 어마로 인한 피해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앞서 어마는 허리케인 최고 등급인 카테고리5 수준으로 카리브해 섬나라를 강타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AP 등의 보도에 따르면 카리브해 인근 작은 섬나라에서 어마로 인해 최소 32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허리케인 어마는 10일 오전께 4등급 수준으로 플로리다 주에 상륙했다가 오후에 2등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그러나 최대 풍속이 시속 177㎞에 달하는 등 위력이 여전해 추가 피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강한 바람과 비를 동반한 탓에 대형 크레인이 쓰러지고 정전이 꼬리를 무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강력한 바람에 집 지붕이 날아갔고, 자동차도 나뒹굴었다. AP는 “플로리다 주 330만 세대와 기업은 언제 복구될지 모르는 정전사태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오전, 허리케인 어마는 미국 플로리다 주 탬파에 머물고 있다. 어마의 세력은 카테고리 1으로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추긴 어렵다. 어마는 계속해서 플로리다 주의 서해안을 따라 북상 중이다.

한편 1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를 '중대재난지역(major disaster)'으로 선포했다. 매체는 캠프데이비드에서 백악관으로 돌아온 그가 기자들과 만나 어마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 남부 지역을 조만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를 강타하고 있는 허리케인 어마에 대해 “이런 것은 결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더 큰 문제는 아직 허리케인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현재 허리케인 ‘호세’가 최대 시속 240km의 풍속을 가지고 카리브해로 향하고 있다. 어마와 비슷한 경로로 상륙할 경우 2차 피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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