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부산지역에 기상청의 예측을 뛰어넘는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일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부산은 물에 잠긴 도시가 됐다.

지난 11일, 부산지역은 새벽부터 쏟아진 폭우에 큰 난리를 겪었다. 순식간에 차오른 빗물은 도로와 차량, 주택을 덮쳤다. 출근·등교 시간인 탓에 혼란은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날 부산지역에 내린 비는 관측 이후 9월 최대인 358㎜였다. 시간당 100㎜를 훌쩍 넘긴 폭우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그야말로 ‘물폭탄’이라는 말이 딱 맞는 상황이었다.

혼란과 피해가 가중된 것은 예상을 벗어난 폭우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당초 150㎜ 정도의 큰 비를 예상했다. 150㎜도 상당한 강수량이긴 하다. 하지만 이날 내린 비는 그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만약 예측이 이뤄졌다면,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 일찌감치 휴교령을 내리고, 위험지역에서 대피 시키는 등의 예방이 가능했다. 하지만 예측이 빗나간 탓에 별다른 대비책 없이 폭우로 인한 피해를 마주해야 했다.

이를 두고 기상청의 어긋날 예보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꾸만 어긋나는 예측으로 신뢰가 땅에 떨어진 기상청은 지난 7월에도 청주 지역에 내린 폭우를 예측하지 못해 빈축을 산 바 있다. 그런데 불과 두 달여 만에 같은 상황이 부산에서 반복된 것이다.

또한 기상청은 최근 북한의 6차 핵실험과 관련해 “2차 지진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가 이틀 뒤 “발견됐다”고 정정하며 체면을 구기기도 했다.

기상청은 갑작스런 폭우 등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시각각 환경과 조건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상청이 비 예보를 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큰 비가 내릴 것이란 예보를 했으나, 실제 강수량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하지만 많은 예산을 들여 마련한 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은 하루빨리 개선해야할 문제점이다. 또한 예측을 다소 빗나가는 기상 현상이 나타날 경우에도 기상청과 유관기관이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더 견고히 만들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