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원두를 비롯한 농산물은 공급 측면의 가격상승가능성이 제기됐다. <픽사베이>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뭐가 됐든 일단 사고 봐라”는 블룸버그의 8일(현지시각) 기사제목은 호황을 맞은 자산시장을 잘 드러낸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뿐 아니라 전통적인 금융·실물자산 또한 가격상승기류를 탔다.

◇ 익숙잖은 금값·주가의 동반상승

블룸버그의 금속 전문 기자 에디 반 데 월트에 따르면 지난 8월은 금에게 있어 역사적인 한 달이었다. 세계 최대의 금 선물시장인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자료는 지난 한 달 금 관련 거래건수가 655만건을 기록해 역대 최대기록을 새로 썼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총 거래액은 9,000억달러에 달했으며 금값 또한 지난 9월 7일 온스당 1,345.10달러를 기록하며 일 년 여 만의 최고치를 달성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뽑히는 금은 시장상황이 불안해질수록 인기가 높아진다. 반면 주식시장은 불확실성과 돌발변수에 취약해 일반적으로 금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당선된 작년 11월의 미국 대선이 대표적인 예다. 2016년 11월 한 달 금 거래건수는 550만건에 달해 약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주식시장은 대선날짜 며칠 전부터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반영했다.

그러나 북한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고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정책도 오리무중인 현재 주요국의 주식시장은 역설적인 호황을 맞고 있다. 9월 12일 현재 미국 S&P500 지수는 1년 전에 비해 15.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 경기성장세가 그만큼 확연하다는 뜻이다. 미 상무국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등에 따르면 미국은 2분기 경제성장률 3.0%를 달성했으며 소비심리와 산업생산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실업률을 기록 중인 유로지역도 경제성장 전망을 당초보다 상향조정했다.

◇ 날씨 따라 오락가락하는 곡물가격… ‘생산량 감소 전망’ 우세

곡물가격은 가장 예상이 힘든 상품가격 중 하나로 뽑힌다. 생산량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날씨 예측이 힘들뿐더러 시장 또한 너무 넓기 때문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상승세를 이어가던 세계 곡물가격지수는 8월 들어 안정감을 상당히 되찾았다. 흑해지역의 밀 생산량 증가 전망이 제기됐으며 옥수수의 수출가능물량도 풍족하다는 분석이다.

농업대국이 다수 포진한 아메리카 대륙의 기후 문제는 농산품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 8월 초 발표한 ‘세계 전망’은 미국 북부에서 기승을 부린 가뭄의 영향으로 듀럼밀 등 봄밀과 옥수수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농무부는 일부 품목의 소비량도 함께 감소할 것이라며 곡물가격의 폭등 가능성은 낮게 봤다.

커피·코코아 전문기업 ‘커피&코코아 인터내셔널(C&CI)’은 지난 8월 21일(현지시각) 같은 이유를 들며 아라비카 커피의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대의 커피수출국인 브라질이 올해 초까지 가뭄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C&CI는 “출하되는 커피도 원두의 크기가 비정상적으로 작을 수 있다”며 품질저하 문제를 함께 제기해 고품질 커피콩의 가격이 상당히 뛸 수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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