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는 올해 100볼넷을 넘어설 수 있을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투수들이 가장 싫어하는 기록인 볼넷. 반면, 타자에겐 좋은 선구안을 드러내는 수치이자, 투수들이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걸 알게 해준다. 다만 볼넷을 많이 얻는다고 해서 ‘볼넷왕’ 같은 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대신 출루율과 함께 타율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때문에 볼넷을 많이 기록한 타자는 대부분 출루율, 타율 등의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역대 한 시즌 최다 볼넷을 기록한 타자는 2001년 롯데 자이언츠의 펠릭스 호세였다. 8개 구단 체제였던 그 시절, 무려 127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당시 호세는 117경기에 출전했으니 경기당 1개 이상의 볼넷을 얻어낸 것이었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볼넷의 주인공은 양준혁이다. 그는 현역 시절 무려 1,278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경기당 0.59개에 해당한다. 2위는 장성호다. 그 역시 1,101번이나 볼넷으로 1루를 향했다.

현역 중에는 한화 이글스 김태균이 최고다. 김태균은 KBO에서만 1,039개의 볼넷을 기록 중이다. 은퇴한 선수들을 포함해도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일본에서 2년 동안 얻은 볼넷까지 더하면 1,125개다. 큰 이변이 없다면 은퇴 전까지 장성호를 넘어설 것으로 보이고, 양준혁의 기록에도 도전해볼만 하다.

역대 한 시즌 100볼넷 돌파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최초의 한 시즌 100볼넷은 1992년 나왔다. 당시 김기태가 114개, 장종훈이 106개의 볼넷을 얻은 바 있다. 이어 1997년 양준혁이 103개, 1998년 김기태가 104개를 기록했고, 1999년엔 이승엽이 112개, 샌더스가 105개를 기록했다.

역대 한 시즌 100볼넷을 기록한 선수들. 면면이 화려하다.

2000년대에는 2001년 호세가 역대 한 시즌 최다 볼넷 기록을 남겼고, 2003년엔 심정수가 124개로 국내선수 역대 한 시즌 최다 볼넷 기록을 달성했다. 2004년 브룸바(114개), 2006년 양준혁(103개), 2007년 브룸바(100개)도 이름을 남기고 있다.

이후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한 시즌 100볼넷을 기록한 타자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엔 10구단 체제로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최준석(108개), 테임즈(103개), 김현수(101개) 등 3명이 100볼넷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김태균이 108개로 유일하게 100볼넷을 넘어선 바 있다.

이처럼 한 시즌 100볼넷을 기록한 선수들의 면면은 모두 쟁쟁하다.

그렇다면 올해의 볼넷왕은 누굴까. 바로 기아 타이거즈의 최형우다. 올 시즌 126경기에 나서 90개의 볼넷을 얻고 있다. 2위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81개)과 차이도 꽤 난다.

주목할 점은 최형우가 남은 기간 100볼넷을 돌파할지 여부다. 최형우는 올해 100볼넷에 도전해볼 수 있는 유일한 선수다.

최형우가 100볼넷을 넘어설 가능성은 아슬아슬하다. 최형우는 올 시즌 126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0.71개의 볼넷을 얻고 있다. 기아의 남은 경기는 16경기다. 남은 경기에 모두 출전할 경우 11개의 볼넷을 더 얻을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최형우는 과연 역대 16번째 한 시즌 100볼넷 타자가 될 수 있을까. 남은 시즌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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