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가스안전공사는 말 그대로 가스와 관련된 모든 안전을 책임지는 공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전해진 소식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박기동 가스안전공사 사장의 각종 비위행위가 적발된 것이다.

박기동 사장은 지난 8일 전격 구속됐다. 임원으로 재직하던 2013~2014년, 관련 업체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뿐만 아니다. 박기동 사장은 채용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류전형, 필기전형, 면접전형을 모두 마친 상태에서, 점수와 관계없이 자기 마음대로 합격자를 결정한 것이다. 인사담당자는 박기동 사장이 선택한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면접점수를 수정하고, 면접위원들의 평가표를 재작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드러난 박기동 사장의 각종 비위는 가스안전공사의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가스안전공사에게 가스안전을 맡겨도 될지 물음표가 지워지지 않는다.

이는 박기동 사장 한 명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박기동 사장은 가스안전공사 공채 1기로 선발돼 1980년부터 재직하기 시작했다. 30년 넘게 가스안전공사에서 일하다 첫 내부 출신 사장이 됐다. 가스안전공사를 상징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비위 적발은 가스안전공사 내부의 모럴해저드가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가스안전공사 임직원들은 박기동 사장의 비위를 알고도 이를 지적하기는커녕 그대로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비단 박기동 사장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과연 이렇게 채용된 이들이 정말로 가스안전을 책임질 수 있을까. 적절한 평가기준이 아닌, 사장 입맛에 맞거나 로비 등을 통해 입사한 이들이 자격을 갖췄다고 볼 수 있을까.

비위는 필연적으로 안전 불감증을 낳고, 가스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막대하다. 가스사고 예방이 중요한 만큼, 이 같은 업무를 담당할 ‘사람’ 또한 중요하다. 그만큼 사람을 잘 뽑고, 잘 교육하고, 잘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가스안전공사는 공채 1기로 채용된 사장이 뒷돈을 받고, 채용 비위까지 저질렀다. 그가 제멋대로 뽑은 이들 역시 가스안전 관련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안전은 마지막 보루다. 그 안전을 지켜야 할 가스안전공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한 성찰과 반성, 개혁이 필요하다. 아울러 검찰과 감독기관의 철저한 수사와 처벌 역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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