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6GB를 돌파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의 5G 시대 속도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3G에서 4G로 넘어올 때 그랬듯, 5G 시대가 시작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통신비로 지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신사의 속도 경쟁이 소비자 주머니 사정을 얼마나 이해할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데이터 전송 속도를 최대 ‘900Mbps’까지 끌어올린 4.5G 서비스를 전국 75개시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5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는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rrier Aggregation, CA)를 통해 5G시대에 더 가까워지겠다는 입장이다.

KT 역시 지난 10일 ‘MWC 아메리카 2017’에서 자사 5G 기술 역량을 선보이고 2018년부터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속도 경쟁에 불을 지폈다.

◇ 2G, 3G, 4G… 속도 빨라지자 데이터 사용량 ‘껑충’

통신3사가 말하는 5G시대 최대 속도는 ‘20Gbps’다. 1GB의 고화질 영화를 10초 내에 받을 수 있는 정도로 빨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통신3사가 ‘기가급’ 속도 제공에 성공하면 소비자가 내야 할 통신비용은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점이다.

4G(LTE) 대비 더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면 영화를 다운받고, 게임을 하는 등 데이터를 소비할 때 시간 제약을 덜 받는다. 사용자가 더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이는 곧 통신비용과 맥이 닿아 있다.

소비자의 데이터 소비량은 통신사의 속도전에 영향을 받아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옛 미래창조과학부)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LTE 스마트폰 사용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6.53GB다. 2014년 8월 3GB를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2012년 2월 기준으로 3G 스마트폰 가입자가 발생시킨 트래픽은 1인당 월평균 1.15GB(1,180MB)다. 심지어 3G 피처폰에서는 발생한 트래픽은 0.004GB(4MB)다. 그러나 지난 7월의 4G 스마트폰 가입자 월평균 트래픽은 6.59GB(6,750MB)가 됐다.

통신 속도에 따라 내야하는 통신비도 껑충 뛴다. 똑같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해도 LTE 도입 이후의 통신비는 두 배 이상 비싸졌다. 3G 요금제에서는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해도 5만원이 넘지 않았지만 LTE 요금제에서는 최대 11만원까지 통신비가 증가한다.

통신3사가 속도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뉴시스>

◇ 투자비용도 줄었는데… 통신비 인하엔 ‘소극적’

데이터 소비량이 많아지면서 통신3사의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증가했다. 2011년도 평균 2만원대 중반의 ARPU는 LTE 요금제 도입 이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분기 통신사 ARPU는  △LG유플러스 3만5,743원 △SK텔레콤 3만4,927원 △KT 3만4,554원이다.

속도 경쟁에 따라 소비자의 통신비가 늘어나는 이유는 통신사가 신규 통신장비 등 새로운 속도를 위해 투자한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이후 통신사의 투자비용은 꾸준히 줄었고, 영업이익은 늘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통신3사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안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다.

기본료 폐지는 무산됐고, 선택약정 할인율 상향안에 대해서는 통신사가 ‘소송’을 언급하기도 했다. 통신사의 반발로 오는 15일부터 시행되는 선택약정 25% 할인은 일부 가입자에 한해 시행된다. 잔여 약정 개월이 6개월 이상 남은 기존 고객이 25%의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통신사에 위약금을 지급해야 한다.

시민단체 녹색소비자연대 윤문용 정책국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통신회계법으로 볼 때 8년이 지난 장비는 투자 수익을 충분히 냈다고 판단한다”며 “그러나 기존 장비에서도 기본료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5G에서 신규 서비스가 나올 때 통신비를 올린다면 기존의 LTE 요금은 다시 낮춰 소비자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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