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촉구하는 임용시험 준비생들.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높은 교육열과 ‘교육 선진화 정도’는 비례하지 못했다.

교육부는 12일 OECD가 발표한 ‘교육지표 2017’을 요약·소개했다. 한국은 유아취학률과 청년층의 고등교육 이수율 등 교육접근성에서 높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학비부담과 학급당 학생수 등 교육여건의 측면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 얼룩진 ‘세계 제일의 교육열’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한국의 공교육비 규모는 GDP의 6.3%로 OECD 평균인 5.2%를 훌쩍 뛰어넘었다. 격차는 민간재원 비율에서 두드러졌다. 한국과 OECD의 평균 GDP 대비 정부재원 규모는 각각 4.6%와 4.4%로 큰 차이가 없던데 반해 민간재원 비율은 1.7%대 0.8%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민간재원비율은 특히 고등교육단계에서 1.2%를 기록해 0.5%인 OECD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는 한국의 높은 대학등록금 부담과 함께 가계주체의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16년 기준 등록금 순위에서 국·공립대학이 6위, 사립대학이 4위에 올랐다. 교육비용의 분배에 대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국의 고등 공교육비 중 정부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해 OECD 평균인 70%와 큰 격차를 보였다.

◇ “학생이 없다” vs “교육정책의 실패”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교육정책 문제로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각 시·도 교육청이 발표한 임용시험 선발인원이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교육대학교를 중심으로 임용시험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교육정책의 실패를 학생들에게 떠넘긴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교과전담교사 확대 등 질적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반면 당국은 낮은 출산율 때문에 학생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을 들어 해당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수년간 청년취업 활성화 등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일정선 이상의 선발인원을 유지해왔다”는 설명도 제시됐다. ‘인구절벽’을 강조한 교육당국과 ‘임용절벽’의 피해자인 학생층의 골은 깊어만 갔다.

OECD가 발표한 교육지표에는 양측의 입장이 모두 담겨있다. 15년 기준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초·중·고등학교에서 모두 OECD 평균보다 높았지만 동시에 전년보다는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중학교의 경우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14년 16.6명에서 15년 15.7명으로 한 명 가까이 줄어들었다(OECD 평균 13.0명).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2016년 합계출산율은 1.17명에 불과했다.

교육부가 13일 발표한 ‘교원 수급정책 개선방향 발표’는 해당 지표를 부분적으로 반영했다. 교육부는 “교사 1인당 학생 수 및 학급당 학생 수를 OECD 수준으로 감축해 교육여건을 개선하겠다”고 정책방향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105명으로 예정돼있던 2018학년도 공립초등교사 선발예정인원을 385명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다만 개선안은 지양해야 할 교육대책으로 일회성 교원 증원과 ‘교육청에 부담을 주는 선발인원 확대’를 명시해 임용시험 선발인원을 둘러싼 논쟁의 향방은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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