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모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토니모리의 수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사일방어체계) 악재로 실적과 주가 모두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야심차게 추진한 M&A(인수합병) 시도마저 좌초됐기 때문이다.

◇ 기능성 더마 화장품 사업 확대 제동 

토니모리는 태극제약 인수하는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13일 공시했다. 지난달 1일 태극제약의 지분 47.6%(582만6,051주)를 현금 140억원에 취득해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힌지 44일만에 일이다.

계약 해지는 사유는 미처 알지 못했던 우발채무 73억원이 발견됐다는 이유다. 토니모리에 따르면 태극제약은 지난 2009년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을 조건으로 정부로부터 국고보조금 73억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지방 이전을 이행하지 않아 지난달 11일 충남 부여군으로부터 국고보조금 환수 통지를 받았다. 토니모리 측은 “태극제약이 이같은 사실을 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지하지 않았다”며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해 계약해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토니모리는 매도인의 진술과 보증 위반 사유로 계약금(14억원)과 위약금(14억원)을 청구할 계획이다. 또 앞서 취득한 87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에 대해선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키로 했다.

이로써 토니모리의 신사업 강화 전략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토니모리는 기능성 더마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M&A를 추진했다.

더마 화장품은 화장품에 의약 성분의 기술력을 더한 제품이다. 최근 미세먼지 등으로 민감성 피부 질환이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 시장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최근 제약사들의 시장 참여가 활발하다.

토니모리는 기미 주근깨 치료제와 상처흉터 치료제 등으로 유명한 태극제약의 기술력을 활용해 이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각오였다. 태극제약은 국내 최대의 외용연고제 생산기업이다. 토니모리는 인수 계약을 끝마치면 제품 공동 개발과 신규 판매 채널 확대 등 다양한 시너지 사업 전략을 논의할 방침이었지만 계약 결렬로 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 사드 악재 탈출구 확보 험로 

이에 따라 토니모리의 기능성 화장품 확장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업계에선 일단 토니모리가 본업인 화장품 사업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에 주력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문제는 본업인 화장품 브랜드숍 시장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고속 성장세를 이어오던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 업체인 토니모리는 올 상반기부터 실적이 뒷걸음질을 치고 있다. 경쟁 심화와 사드 악재 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상반기 토니모리의 매출액은 1,114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8%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24%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특수상권(명동) 매출이 크게 감소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브랜드숍 전반에 걸친 내점 객수 감소와 프로모션 확대에 따른 판관비도 증가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주가도 연일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2만원대선을 유지했던 주가는 최근 1만4,000원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에 이같은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이번 M&A를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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