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시자의 3선 불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각각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 출마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중앙정계 진출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차기 대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도지사 보다 여의도 정치권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도지사로 재직하며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게 도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예상되는 행보로는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와 당권도전이다. 재보선 당선 후 국회에 입성한 뒤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린다는 것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내년 8월로, 지방선거와 재보선이 끝나면 바로 전당대회 절차가 예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재보선 출마 없이 전당대회 직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는다.

안희정 지사 측은 중앙정계 진출에 무게를 두면서도 확답은 피했다. 아직 입장정리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연말에 가서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안 지사 측 핵심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확정이라고 어렵지만 (국회의원 재보선) 확률이 높다. 도지사 3선 출마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며 “나중에 찬바람 불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희정 길어지는 고민, 박원순·이재명 때문?

재미있는 것은 안 지사가 불출마를 선언했다는 가정 하에, 경쟁자들과의 관계설정이다. 지난 대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경기도지사 출마가 유력하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서울시장 3선 출마 가능성이 크다. 중앙정계 진출을 모색한 안 지사와 달리, 경쟁자들은 ‘변경백’으로 엇갈리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경쟁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이렇게 설명했다. “안 지사가 만약 도지사 3선 불출마를 결정한다면, 명분으로 대선과 도민이익을 내세울 것 같다. 충남도지사로서 대선을 준비한다면 도민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불출마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달리 해석하면 광역자치단체장을 맡으면서 차기 대선을 준비하는 다른 후보자들을 비판하는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 의도치 않더라도 대립각이 세워지는 구도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력주자들이 조기에 경쟁구도에 들어가는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현재와 미래 지지율을 떠받치는 소중한 자산들이라는 점에서다. 너무 이른 시점에 경쟁구도가 부각되는 것은 본인들이나 당 입장에서 모두 좋지 않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가 초기라는 점에서 국정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안 지사도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입장발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민주당의 핵심 관계자는 “어떠한 정당이든 대선주자 반열에 오른 사람이 나타나면 보호조치에 들어간다”며 “안희정, 박원순 같은 인물들은 이미 지역당원들 사이 보호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 사이 경쟁구도가 불붙게 되면 예상치 못한 불협화음이나 잡음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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