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15일 오후 공식 취임했다. <수출입은행 제공>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은성수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노조 반대로 호된 신고신을 치른 끝에 공식 취임했다.

은성수 행장은 15일 오후 수출입은행 본사 6층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지난 11일 임명장을 받은 후 5일만이다. 그간 은 행장은 노동조합의 출근 저지 투쟁으로 출근은커녕, 취임식도 열지 못했다.

노조는 은 행장이 낙하산 인사이며,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시절 성과연봉제를 강하게 추진했다는 이유로 취임을 반대해왔다. 그러나 전날 은 행장이 노조 지도부를 면담하면서 화해의 물꼬를 텄다.

이에 15일부터 은 행장은 정상적으로 출근, 공식 업무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취임식에서 은 행장은 “조선업 구조조정 등과 관련해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수은에 대해 주변의 우려 섞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무거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업무 추진 방향으로 ▲4차혁명시대 맞춤 수출형 신성장 산업 발굴 ▲인적자원 고도화 위한 역할 확대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시스템 ▲포용적 정책금융 확대 등을 제시했다.

은 행장은 “국가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조선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을 정책기관들이 주도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시장 친화적 구조조정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돼 일자리가 최대한 유지되어 국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에게 정책금융의 포용성을 확대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은 행장은 “정책금융의 안정적 공급과 리스크 관리의 균형을 찾아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한 추진  과제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투명성과 원칙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은 행장은 “30주년을 맞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은 수원국의 수요를 충분히 고려하되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부합하는 명확한 원조 원칙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협력기금에 대해서는 “북핵 문제 등으로 촉발된 한반도와 주변의 엄중한 위기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시나리오별 역할을 마련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행장 앞에 펼쳐진 과제는 만만치 않다. 우선 주요 해운ㆍ조선 기업 구조조정을 마무리해야 하는 숙제를 품고 있다. 가장 큰 당면 과제는 수출입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성동조선해양 구조조정 건이다. 성동해양조선은 현재 실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실사 결과에 따라 성동조선해양의 생사 여부가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이외에 조직 쇄신과 자본적정성 리스크 관리 강화도 과제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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