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금융지주가 지주와 은행 경영 분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면서 KB국민은행장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에 벌써부터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간 국민은행장직은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2014년 취임 후부터 겸직해왔다.  전임 지주 회장과 행장의 알력다툼으로 조직이 큰 혼란을 겪은 데 따른 조치였다.

윤 회장은 2014년 내정 직후 조직이 안정화될 때까지 당분간 겸직 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후 조직이 안정되면서 경영 분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됐지만 이 같은 겸직 체제는 윤 회장의 임기 만료 시점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경영 분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회장이 연임에 사실상 성공하면서 이제는 경영 분리를 통한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서다. 윤 회장 역시 이를 공감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15일 오전 국민은행 여의도 본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장 겸임에 대해서는 이사회와 이미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벌써부터 차기 국민은행장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요 계열사 대표와 부행장 등 고위 경영진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근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른 이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와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이다. 이들은 차기 회장 최종 후보군(숏리스트)에 올랐지만 인터뷰를 고사하면서 후보에서 사퇴했다. 이들의 사퇴로 최종 후보군 경선에서 윤 회장은 무혈입성으로 단독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이 같은 용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윤 회장의 연임에 힘을 실어주는 대신, 차기 국민은행장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은행장은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2명으로 구성되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서 추천한다. 윤 회장과 최영휘 사외이사가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영 분리는 외풍을 차단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그간 회장직과 은행장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으로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이번 회장 인선 과정에서는 외풍 차단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국민은행장 인선은 또 모를 일이다. 노동조합의 반발도 장애물이다. KB금융노동조합협의회는 현 회장 선임 절차와 지배구조체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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