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올 추석 차례상에 소요되는 비용은 26만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이번 추석의 경우, 무려 열흘에 달하는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총 가계 지출 비용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사)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재래시장 기준,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4인 가족 한 상 기준 26만600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된 25만2,000원 보다 3.14% 인상된 것이다. 올 여름 장마와 폭염으로 인해 폭등한 채소 값이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사 결과, 대형마트가 재래시장 보다 20%정도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 추석은 유례없이 긴 연휴로 인해 가계 지출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설문조사 결과, 직장인들은 올해 추석 경비가 작년보다 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가 긴 만큼 쓸 돈도 그만큼 많아진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제 쓸 수 있는 돈인 실질소득도 그만큼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열흘에 달하는 연휴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올해 2분기 가계 실질 소득은 한달 평균 423만원대다. 지난해보다 4만원 정도 줄었는데, 7분기째 계속 감소하고 있다. 명목소득은 늘었지만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쓸 수 있는 돈은 줄어든 것이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이 때문일까.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명절음식 지출비용을 줄이겠다는 소비자 비중도 전체의 17.5%였다. 지출비용을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소비자 비중(14.6%)보다 높았다.
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연)이 18일 발간한 ‘2017년 추석 성수기 주요 농축산물의 소비·출하 및 가격 전망’에 따르면 이달 1∼2일 소비자가구(주부) 패널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추석에 차례상을 차린다는 소비자는 전체의 71.2%로, 지난해(74.4%) 보다 낮아졌다. 특히 차례상은 차리되 간편하게 구색만 맞추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35%로, 전년 추석(29.8%)보다 늘었다.
경기도 의왕시에 거주하는 40대 한 남성은 “추석연휴가 길다고 마냥 좋아할수만은 없다”며 “명절연휴 기간이 길다고 해서 떡값(상여금)도 많아지는 것은 아닌데다, 경기가 좋지 않아 그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쓸 돈은 많고, 물가도 그만큼 올랐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직장인들은 긴 연휴가 오히려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