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축구회관 전경.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창립 84주년을 맞은 대한축구협회가 ‘생일 축하’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어부지리격 월드컵 본선 진출에 이어 전‧현직 임원들의 비리와 히딩크 감독과의 설화까지 휘말려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자숙 모드에 들어갔다.

매년 9월 19일은 대한축구협회의 창립기념일이다. 1933년 9월 19일에 출범한 조선축구협회를 모태로 하는 축구협회는 매년 이맘때 창립행사를 갖는다. 거대한 행사가 아니라 축구회관에서 임직원들끼리 간단한 다과를 나누며 안부인사를 나누는 정도에서 협회의 탄생을 자축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관련 행사가 열리지 않는다. 지난 18일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창립 84주년 기념식은 취소했다. 최근 축구협회를 둘러싼 여론이 크게 악화되자, 협회 차원에서 스스로 자숙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 축구협회는 내우외환에 빠진 상황이다.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닌 가운데, 전‧현직 임원들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면서 도덕성에도 흠집이 생겼다. 현재 조중연 전 회장과 이회택 전 부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원 12명은 협회 공금 1억1,000여만원을 업무와 무관한 일에 사용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히딩크 감독과의 설화는 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적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한국 축구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히딩크 감독의 제안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펼쳐지면서 축구팬들은 또 다시 실망감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사전에 히딩크 쪽에서 접촉해온 사실이 없다고 했지만,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부임을 희망하는 내용이 담긴 히딩크 측의 문자가 공개되면서 협회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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