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의 이란 해양플랜트 수주 관련 MOU가 소득 없이 만료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이란 잭팟’을 향한 기대감이 결국 연기처럼 사라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8일 “이란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관련, 본 계약 체결 없이 MOU의 효력이 만료돼 협의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MOU 효력이 지난 17일로 만료된 가운데,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양플랜트 계약은 ‘없던 일’이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이란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은 지난해 4월 한 매체를 통해 처음 전해졌다. 당시 이란은 핵 문제 해소로 경제제재가 풀려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상태였고,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앞두고 각 분야의 이란 진출 추진이 봇물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수주절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이 같은 소식이 가뭄의 단비와 같았다. 1조3,000억원으로 규모 또한 상당했다. 수주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은 1달 뒤인 지난해 5월과 각각 6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올해 5월 이란 수주 관련 진척사항을 공시했다. 하지만 의미 있는 진전 소식은 없었다. “협의를 진행 중이고, 확정된 사항은 없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결국은 어떠한 소득도 없이 MOU도 휴지가 됐다.

‘이란 잭팟’이 신기루에 그치고 있는 것은 대우조선해양 뿐 아니다. 별다른 진전이 없거나, 자금조달방식 등에 난항을 겪으면서 실제 본계약으로 이어진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나마 지난달 말 한국수출입은행이 이란에 10조6,000억원 규모의 여신을 제공하기로 합의하며 한걸음 진전이 이뤄졌다는 점이 다행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애초에 수주 가능성이나 기대가 크지 않았던 사안이었다”며 “아주 초기 협의단계에서 언론을 통해 마치 수주가 확정된 것처럼 알려졌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이란 공략이 전면 중단된 것은 아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이란혁신개발기구(IDRO)와 조선소 개발사업 관련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IDRO는 이란의 자동차·조선 산업을 주관하는 기관이다. 합의서 내용은 현지 조선소 개발 및 운영과 관련해 대우조선해양의 기술 및 노하우를 전한다는 것이다. 해양플랜트 수주 관련 MOU는 물 건너 갔지만, 이 기본합의서는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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