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8이 흥행열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이통3사는 곤혹스런 처지다. 사진은 갤럭시노트8.<시사위크>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이동통신시장이 갤럭시노트8의 출시로 뜨겁게 달아올랐지만, 정작 이통3사는 울상을 짓고 있다. 시장포화로 전체 가입자 수는 큰 변동이 없는데, 마케팅비만 소모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부분의 가입자가 25% 선택약정 할인을 택했다는 점도 이통사들에겐 뼈아픈 일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통사들이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되는 이달 말 이후 보조금을 큰 폭으로 올리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 갤럭시노트8 열풍, 이통사들은 ‘곤혹’

19일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8이 출시된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이통3사의 번호이동 총합은 6만4,925건에 달했다. 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각각 1,114명, 123명이 순감했고, 유일한 승자인 KT의 순증 수도 1,237명에 불과했다.

대규모 마케팅비를 투입하면서 서로 뺏고 빼앗는 경쟁을 벌였지만, 큰 실속을 챙기진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또 가입자 중 90% 이상이 선택약정할인을 택한 것도 이통사들의 아쉬움을 키운다.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선택약정할인’의 재원은 100% 이통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보조금은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가 합의하에 각각 부담한다.

물론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좀 더 올리면 되지 않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현행법 상 최신폰(출시 18개월 미만)의 보조금 한도는 33만원(대리점 추가지급 제외)까지다. 반면 고객들이 25% 선택약정할인을 택할 경우, 6만원 요금제 기준 2년간 39만원 가량을 할인받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경쟁은 이통사들이 했지만, 제조사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 보조금, 상한제 폐지 후 오를 수 있을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선 이통사들이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되는 이달 말 이후, ‘보조금 경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통사들이 100% 부담하는 ‘25%할인’보다, 제조사와 분담할 수 있는 ‘보조금’의 수준을 끌어올린다는 취지에서다. 이 경우 고객들에게 좀 더 좋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통사들도 요금할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통사의 한 관계자는 “가만히 있으면 (25% 요금) 할인해주면서 손해 보는 구조”라며 “(상한제가 폐지되면) 보조금을 안올릴 수 없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통사의 재무구조를 고려하면 갑작스럽게 보조금을 올리진 못할 것이라는 반박도 나온다. 마케팅비의 일종인 보조금은 ‘영업비용’으로 산정되는데, 25% 선택약정할인으로 매출이 감소한 상황에서 영업비용을 과다하게 늘리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줄어드는데 비용을 늘리기엔 힘들다”며 “상한제 폐지로 보조금이 전면적으로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략제품 또는 재고소진 등을 위해 특정모델의 지원금은 올라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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