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영무역 오너일가 18살 소년은 48억원대 주식을 보유 중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겨우 고등학생의 나이에 50억원에 육박하는 주식을 갖고 있다면? 일반 서민들은 상상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이는 지금 이 시대에 실재하는 현실이다. 그것도 대중적으로 이름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연 매출 2,000억원대 중견기업 오너일가 3세 이야기다. 심지어 이 소년은 여전히 꾸준하게 주식을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영무역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엔 2000년생 A군이 등장한다. 이 소년은 현재 27만4,552주의 삼영무역 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를 21일 종가로 환산하면 주식가치가 48억원에 달한다.

A군이 올해 추가로 확보한 주식은 현재까지 1,800주다. 지난 7~8월, 5차례에 걸쳐 장내매수로 주식을 사들였다. 정확한 매입 가격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약 3,000만원의 자금이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A군이 가진 전체 주식 규모와 비교하면 턱없이 작지만, 일반 서민과 비교하면 사정이 다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19명의 삼영무역 여직원 평균연봉은 3,000만원이었다.

A군이 처음 주식을 보유하게 된 것은 2002년이다. 할아버지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았다. 이후 A군은 매년 꾸준히 주식을 늘려왔다. 증가폭이 큰 것은 아니었지만, 매년 수천만원씩 꼭 주식을 샀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또 다른 친인척으로부터 주식을 증여받은 덕분에 보유 주식이 7만주 이상 껑충 뛰기도 했다.

이처럼 꾸준하게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서는 자금 마련이 필수적이다. A군은 지난해 실적 기준 배당금만 7,500여만원을 챙겼다. 고등학생의 나이에 아무 일도 하지 않고도 어지간한 대기업 직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이는 ‘주식 금수저’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A군 뿐 아니다. A군의 누나인 B씨는 1997년생으로 이제 갓 성인이 됐는데,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부터 A군과 비슷한 규모의 주식을 보유해오고 있다. 또한 A군의 친척관계인 또 다른 4명의 미성년자도 총 27억원대 주식을 보유 중이다. 삼영무역 오너일가 중 미성년자가 보유한 주식 규모만 75억원에 달한다.

이는 적폐청산이란 시대정신에 역행할 뿐 아니라, 국민 정서에도 어긋나는 모습이다. 심지어 삼영무역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재벌 기업도 아니다.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매출액은 2,239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52억원, 당기순이익은 24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영무역 오너일가의 이러한 행보는 향후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이나 배당금 수령을 통해 승계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주식시장 관계자는 “A군이 처음 주식을 보유했던 시기 삼영무역 주가는 2,000원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엔 2만원을 넘나드는 수준”이라며 “일찌감치 주식을 보유하게 하면서 상당한 이익을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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