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휴대폰 집단 상가를 방문한 고객들이 휴대폰 구매 상담을 받고 있다. <테크노마트/최수진 기자>

[시사위크|신도림=최수진 기자] 갤럭시노트8과 V30에 대한 온도차는 다소 컸다. 소비자 반응은 정식 출시 이후 맞는 첫 주말동안 확연하게 드러났다. 신제품에 대한 관심은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 30~40만원의 불법 보조금 더 얹어 고객 유인

신도림 테크노마트는 강변 테크노마트와 더불어 국내 스마트폰 거래의 최대 시장이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파격 혜택을 제안하는 등 뜨거운 호객행위가 이뤄지는 만큼 고객 입장에선 매력적인 구매처가 아닐 수 없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후 주말, 구매를 원하는 방문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23일 오후 3시, 휴대폰 집단 상가가 위치한 테크노마트 9층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약 300명 정도의 방문객으로 9층이 가득 찼다. 한 매장 당 4~5명의 고객이 앉아 상담을 받고 있었다. 20~30대의 방문객이 눈에 띄었고 가족 단위의 고객들도 심심치 않게 확인 가능했다.

이곳에서 갤럭시노트8의 구매 금액은 선택약정 기준 ‘30만원’이었다. 공시지원금을 선택하면 5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했다.

갤럭시노트8의 불법 보조금은 최대 40만원 정도다. <테크노마트/최수진 기자>

3시간 정도 상가를 돌아본 결과, 갤럭시노트8은 35~40만원의 불법보조금을, V30은 40만원가량을 지원해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리점과 소비자가 선택하는 통신사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존재했다.

판매자들은 계산기에 ‘35’ 혹은 ‘40’라는 숫자를 적었다. 대리점 자체에서 해당 금액을 지원해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단 그들이 정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를 가입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시간 단위로 보조금 정책이 변경되기도 했다. 오후 5시 30분 이후 갤럭시노트8과 V30 가격에 대해 묻자 판매자들은 일제히 “A통신사가 방금 시장안정화에 들어갔다”며 “지원금이 줄었다는 말이다. 방통위의 경고가 들어간 모양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판매자는 “사실 오늘은 정책이 안 좋다”며 “보통 주말 오후에 좋은 정책이 나오는데 오늘은 방통위가 뜬 것 같다. 근처에 산다면 조건이 좋을 때 다시 오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정책’이란 통신사가 지원하는 불법 보조금을 의미한다.

이어 “3일 전에는 20만원에 판매하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때와 같은 대란이 다 끝난 상황이다”고 말했다.

◇ “갤럭시노트8 얼마예요?”… V30은 찬밥

갤럭시노트8과 V30은 지난 21일 정식 출시했다. 두 기기 모두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전략 스마트폰이지만 소비자 반응은 천지 차이였다.

지난 23일, 소비자들이 휴대폰 구매 상담을 받기 위해 테크노마트를 방문했다. <테크노마트/최수진 기자>

테크노마트 9층을 돌아다니며 가장 많이 들은 단어는 ‘갤럭시노트8’이다. 방문객의 입에서 ‘V30’을 듣기는 쉽지 않았다. 심지어 갤럭시노트8의 출시 이후 갤럭시S8의 가격이 변동됐는지 궁금해 하는 고객이 V30을 찾는 고객보다 많았다.

갤럭시노트8의 재고가 없는 대리점도 존재했다. 반면 V30은 어느 대리점에서든 즉시 개통이 가능했다.

한 판매자는 구매 상담 중 “특정 모델을 정해놓은 상황이 아니라면 V30보다 갤럭시노트8을 추천한다”며 “두 기기의 가격 차이도 얼마 안 나는데 V30을 고집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현행법상 출시 15개월 미만 휴대폰 지원금은 최대 33만원을 초과할 수 없다. 그러나 판매자들은 거리낌이 없었다. 당당하게 자신들이 지원하는 액수를 밝히며 고객 유치에 힘을 쏟았다. 오는 30일부터 ‘보조금 상한제’가 폐지된다. 이에 따라 불법 보조금 역시 합법적으로 바뀌게 되면서 통신시장이 과열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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