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노건호 씨가 무겁게 입을 뗐다.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을 뿌리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2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필요에 따라 고인을 욕보이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아버님이 도대체 누구에게 무슨 잘못을 했기에 계속 현실정치에 소환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건호 씨는 “정치적 가해 당사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짓밟는 일은 용납하기 어렵다”면서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그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고소했다. “이미 저 세상에서 쉬고 계신 분을 추악한 셈법으로 욕보이는 일이 다신 없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앞서 노무현재단은 “고인의 죽음에 대해 허위 사실을 게시함으로써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정진석 의원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건호 씨의 고소장 접수 소식이 전해진 뒤 연합뉴스와 통화를 갖고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응해 사실관계를 따지겠다”고 말했다. 논란을 불러온 발언의 취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정진석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부싸움 끝에 권양숙 씨는 가출을 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