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이 곰팡이 문제로 입방아에 올랐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삼성전자의 대표 아이템 ‘무풍에어컨’이 곰팡이 문제로 입방아에 올랐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검색창에 ‘무풍에어컨’만 쳐도 ‘곰팡이’가 연관검색어로 노출될 정도다. 문제는 1년도 채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서도 곰팡이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생기는 악취까지 겹쳐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 삼성의 야심작, 무풍에어컨 ‘곰팡이’ 논란

지난해 1월 세상에 공개된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은 바람 없이도 시원한 환경을 만든다고 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라인업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실제 무풍에어컨의 특정 모델은 출시 4개월 만에 10만대를 돌파한 바 있다. 올해 7월까지 판매된 무풍에어컨은 55만대에 달한다. 여름철 이상고온 현상으로 폭염이 계속된 탓에 에어컨 판매가 폭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무풍에어컨 연관검색어

하지만 최근 들어 에어컨 내부에서 끊임없이 곰팡이가 생긴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한 소비자는 4월에 에어컨 내부를 청소하고 이달 다시 확인한 결과 5개월 만에 곰팡이가 심하게 생겼다고 주장했다. 

각종 포털사이트 카페와 커뮤니티 등에서도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 두 달 간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곰팡이와 악취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30건 이상의 게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신생아를 키우는 고객들도 해당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스탠드형 무풍에어컨은 특성상 가정에서 쉽게 청소를 할 수 없다. 돈을 주고 업체에 맡기거나 서비스 센터를 통해 청소를 의뢰해야 한다. 곰팡이를 제거하는 비용은 업체와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약 10만원대 선으로 알려져 있다.

에어컨 내부는 작동량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한 번 이상 주기적으로 청소해야 내부가 깨끗이 유지된다. 여름철 에어컨 작동 시간이 많으면 곰팡이가 생길 확률은 더 높아 자주 청소를 해야 되는 상황도 생긴다. 이에 따른 청소비용 역시 고객에게는 부담이다.

곰팡이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가 잇따르고 있다.

한 이용자는 “곰팡이가 이렇게 잘 생기는데 내부 청소는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400만원이 넘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무풍을 선택했는데 지금부터의 사후 관리에 또 돈이 나가게 생겼다”고 밝혔다.

곰팡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출시되는 제품에 ‘자동청소 건조’ 기능을 탑재했다. 고객이 별도의 건조 설정을 하지 않아도 자동 실행되는 기능이다.

삼성전자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무풍에어컨의 특징으로 자동 건조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내부 습기를 스스로 제거해 곰팡이·세균 걱정 없는 손쉬운 관리’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곰팡이 문제는 해당 기능이 설정된 에어컨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생되고 있다.

곰팡이 문제는 악취로 이어진다. 생선 비린내와 비슷한 시큼한 냄새가 난다면 에어컨 내부에 세균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인 셈이다. 
 
물론 미온의 공기를 찬 공기로 바꿔주는 에어컨의 특성상 내부의 세균 문제는 어쩔 수 없기도 하다. 공기를 냉각하는 과정에서 에어컨 내부에 습기가 생기기 때문이다. 장마철 등 습기가 생기는 환경에서도 곰팡이의 번식은 쉽게 나타난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은 모두 2년도 안 된 제품이다. 더구나 ‘대박’을 기록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소비자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에어컨 냄새 등의 문제는 특정 제품 이슈가 아닌 모든 에어컨의 이슈”라며 “건조를 제대로 안 해주면 그럴 수 있어 청소나 건조 기능을 권장하고 있다. 올 7월부터 출시된 무풍에어컨에는 동작을 끄면 건조가 될 때까지 바람을 내보내주는 기능을 자동 실행되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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