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C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의 지분 60%가량을 약 900억원에 취득해 눈길을 끈다. 사진은 김정주 NXC 대표.<뉴시스>

[시사위크=장민제 기자] 김정주 NXC 대표가 가상화폐거래소 코빗을 인수함에 따라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 7억원에 불과한 업체의 지분 60%를 가져오는데만 약 900억원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과연 NXC는 코빗의 어떤 점을 높게 샀을까

NXC는 최근 공시를 통해 코빗의 주식 12만,5000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912억5,000만원이며, NXC는 이번 취득으로 코빗의 1대 주주(65.19%, 13만6,228주)에 올랐다. NXC는 이에 대해 “사업다각화를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건 NXC가 공개한 코빗의 실적이다. 코빗은 지난해 매출 7억3,100만원에 당기순손실 7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2015년도 매출 8,500만원, 당기순손실 13억6,200억원 대비 개선되긴 했지만, NXC가 수백억원을 주고 인수할 만큼의 업체로 보이진 않는다.

업계에선 이에 대해 코빗이 영위하는 가상화폐거래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한 덕분으로 해석한다.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 하루 동안 국내의 가상화폐 거래 규모는 2조6,018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금액으로, 같은 날 코스닥시장 하루 거래대금인 2조4,300억원을 넘어섰다.

물론 이는 단발성 기록에 불과하다. 다만 업계에선 올해 국내 가상화폐 거래액의 평균치는 1일 1조5,000억원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전체 거래량과 비슷한 규모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이다.

이에 빗썸 운영업체인 비티씨코리아닷컴의 당기순이익도 작년 한해 2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약 600억원으로 껑충 올랐다.

올해 코빗의 실적은 공개되진 않았지만, 국내 가상화폐시장에서 빗썸, 코인원 등과 3대 업체로 인정받는 만큼 개선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녹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코빗의 가치를 정확히 산정해보진 않았다”며 “하지만 국내 가상화폐의 거래액은 올해부터 상당히 증가했다. NXC가 성장가능성을 높게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가상화폐와 연계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에 인수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NXC 관계자는 이와 관련 “우리는 성장가능성 있는 기술기업들에게 많이 투자해왔다”며 “코빗은 가상화폐 관련 보안부분 기술력이 높게 평가됐다”고 말했다. 또 “현재로선 (자회사) 넥슨과 연계한 서비스 계획은 없다”며 “(단순) 투자 차원에서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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