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 조카 박용철 씨의 유족들이 사건 재수사를 요구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2011년 9월6일 새벽 북한산 등산로에서 변사체 한 구가 발견됐다. 신원은 박용철 씨로 확인됐다. 인근에서 유력한 용의자도 숨진 채 발견됐다. 박용철 씨와 사촌지간인 박용수 씨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다. 당시 경찰은 박용수 씨가 박용철 씨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을 맸다고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경찰이 재수사에 착수했다. 피살된 박용철 씨의 유족들이 제3자의 사건 개입 가능성을 제기하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유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박용철 씨는 유도선수 출신이다. 상대적으로 왜소한 박용수 씨가 박용철 씨를 살해하기 위해 여러 차례 흉기로 찌르고, 둔기로 내리쳤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됐다. 둘째, 박용수 씨가 스스로 목을 맨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법의학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때문에 유족들은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육영재단의 살인청부 의혹을 배제할 수 없었다. 실제 박용철 씨는 살해되기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형제들이 얽힌 육영재단 운영권 분쟁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계획이었다. 그는 당초 박지만 씨와 가까웠으나, 돌연 마음을 바꿔 박근령 씨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에게 “육영재단 강탈 사건의 배후에 박근혜·박지만이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은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배당됐다. 이미 서울북부지검으로부터 약 3,000쪽에 달하는 수사 관련 기록을 넘겨받아 검토를 시작했다. 오는 29일엔 박용철 씨의 차남이 고소인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재수사에 들어갈 새로운 증언이나 정황이 있다고 판단되면 즉각 재수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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