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오너일가 서미경 씨가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음료 지분 전량을 처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당대 최고의 스타에서 신격호의 셋째 부인이 돼 세간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던 서미경. 그녀가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최대주주 특수관계인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고 있다.

서미경 씨는 최근 보유 중이던 롯데쇼핑 및 롯데칠성음료 지분을 모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약 3만여주를 보유 중이던 롯데쇼핑 지분은 지난 20일 장내매도를 통해 모두 처분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0.10%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가 이뤄진 날 롯데쇼핑 주가는 22만원~23만원을 오갔다. 약 7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롯데칠성음료 지분도 처분했다. 앞서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일,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 3명이 새로 주식을 취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서미경 씨는 121주, 신유미 씨는 120주였고, 변경일은 5월 31일로 기재됐다. 분할합병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 과정에서 이들의 주식 보유가 확인됐다는 것이 롯데칠성음료 측 설명이다.

서미경 씨는 롯데칠성음료 지분 역시 지난 20일 장내매도했다. 이날 롯데칠성음료 주가는 150만원을 넘나들었다. 약 2억원 규모다.

이로써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서미경 씨의 이름은 지워졌다. 서미경 씨는 그동안 등기임원 등을 맡은 적이 없었고, 주로 롯데쇼핑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으로만 이름을 올렸다.

서미경 씨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도 올해 롯데그룹 계열사 등기임원 명단에서 완전히 이름을 지운 바 있다. 그를 따라 서미경 씨도 롯데그룹 계열사 최대주주 명단에서 이름을 지우게 됐다.

서미경 씨가 주식을 처분한 정확한 배경은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롯데그룹의 지주사 분할합병을 앞두고 주식을 처분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탈세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재산형성 과정 대부분이 불투명한 서미경 씨가 새롭게 출발하는 롯데그룹을 위해 한 발짝 물러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재계 관계자는 “서미경 씨의 전체 재산 추정치를 고려하면 지분 매각 규모는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니다”라며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고, 본격적으로 신동빈 회장 시대로 향하고 있는 롯데그룹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한 행보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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