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올해 해외시장 최종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본격적인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눈이 해외시장에 쏠리고 있다. 올해 종합 수주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을 수 있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3분기가 마감된 현재 해외수주 계약금액은 지난해 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남은 4분기에도 10억달러 이상의 대형 수주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알려져서다.

◇ 계약규모 늘고 국제유가도 상승세… ‘최악은 면했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소폭 반등할 전망이다. 업계 기대치인 300억달러 달성에는 성공할 것이란 조심스런 관측이 나온다. 해외건설 협회 관계자는 “4분기에 10억불 이상의 굵직한 계약들이 체결을 앞두고 있어 올해 총 수주금액은 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분기 마감일인 29일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에서 체결한 계약금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7억달러 늘어난 213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45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란에서 28억달러 규모의 ‘KPRC 2단계 사업’를 포함해 총 17건의 신규 계약을 따냈다. 2위는 두산중공업이다. 지난해 3분기 때보다 2배 증가한 31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달성했다. 대림산업의 수주 금액은 지난해 동기 때보다 3배 이상 많은 27억달러 기록 중이다. SK건설은 같은 기간 무려 5,010%가 늘어나 4위 현대건설과 비슷한 21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거뒀다.

국제유가 상황도 우호적이다. 장기간 갇혀있던 저유가 터널에서 탈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는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 3대 유종 모두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선 상태다. 29일 현재 두바이유는 배럴당 53.63달러에 거래되고 있으며, 브렌트유와 WTI(서부텍사스유)의 배럴당 가격은 각각 57.41달러와 51.5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 텃밭인 중동의 산유국들에서 발주량 증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 300억달러는 기본, 제2의 전성기 누려야

하지만 건설업계 예측대로 올해 해외수주 규모가 300억달러를 넘어선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 실정이다. 300억달러는 지난해 해외수주 실적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생긴 심리적 마지노선일 뿐이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시장 사정이 완전히 회복됐음을 의미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가까스로 만족하는 수준에 그쳐선 안되며, 제2의 전성기를 향해 국내 건설업계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00억달러는 해외건설 환경이 나빠진 가운데서도 국내 건설사들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기준선 정도”라며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600~700억달러를 넘나들던 과거 5~6년전 수준으로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목소리를 반영한 듯 정부에서도 해외건설 시장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도로‧철도 등 인프라 개발에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 28일 ‘해외건설 촉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이다. 공사가 설립되면 해외 인프라 분야에서 민관협력 투자개발혈 사업(PPP) 진출이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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