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광석의 미망인 서해순 씨가 한겨레와 인터뷰를 통해 ‘입’을 열었다.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서해순 씨는 고인이 된 남편 김광석과 결혼한 데 대해 후회하는 모습이었다. 생전 함께한 결혼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고, 사후에도 타살 의혹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게 한탄스럽기까지 했다. 그는 지난 1일 한겨레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김광석과의 첫만남에서부터 여자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속사정을 털어놨다.

서씨에 따르면, 김광석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다. 당시 의대생 가정교사가 연극을 보여준다길래 따라간 곳에서 통기타를 든 김광석을 알게 됐다. 한참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대학을 원하는 곳에 가지 못하면서 연락이 끊겼다. 홍콩으로 유학을 떠났던 것. 다시 만난 것은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일할 때다. 우연이었다. 사촌 동생과 함께 간 동물원 공연장에서 재회했다. 이후 김광석의 애정 공세가 시작됐다.

서씨는 결혼에 한 번 실패했던 터였다. 22살 때, 미국 시민권자라는 남자와 결혼을 했고 임신을 했다. 같이 미국에 가고 싶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사기꾼이었다. 그래서 뱃속에 있는 7개월 된 아이를 낙태했다. 이 사실을 김광석은 다 알고 있었다는 게 서씨의 주장이다. 1990년 6월, 서씨는 김광석과 다시 한 번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초기엔 시댁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생활력이 없는 김광석 대신 서씨가 호텔에서 근무하며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도리어 친정에서 결혼을 반대했다. 서씨는 “아버지가 육사 7기로 중령까지 했고, 어머니는 기세가 등등했다”고 말했다. 반대를 무릅쓴 결혼과 생활의 안정을 도왔던 서씨에게 김광석은 늘 고마운 마음을 나타냈다. 하지만 김광석의 여자 문제는 결혼 생활의 위기를 불러왔다. 팬과 주고받은 연애편지가 그랬다.

김광석이 사망하기 6개월 전의 일이다. 서씨는 김광석 앞으로 보내진 편지를 발견했다. 발신인은 아이를 지웠다. 김광석은 해당 여성과의 관계를 부인했지만 서씨는 이를 거짓말로 받아들였다. 그는 이혼을 망설이지 않았다. 반대로 김광석에게 고민이 많았다. 장애를 앓고 있는 딸 때문이었다. 서씨는 “장애아를 키워야할 것 같으니까” 부담을 갖지 않았겠느냐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연 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유기치사설이 제기된 데 대해 서씨도 할 말이 많았다. 사망 당일에도 등교를 했고, 병원에 가서 진료도 받았다. 당시 서연 씨를 진찰한 의사는 약 처방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담당 형사에게 “혹시 약이 문제 있는 거 아니냐”고 물었던 사람이 바로 서씨다. 함께 살았던 동거남의 경우 “딸을 예뻐해 좋아했던 것”이라면서 내연남이라는 보도엔 선을 그었다.  

서씨는 앞으로 김광석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사단법인이든 어디든 만들어서 관리시키고 관여안할 것”이라면서 “서연이 낳을 때 만든 ‘자유롭게’라는 곡 하나만 그 사람의 진실을 믿는다. 다른 곡은 누구를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인지 알 수 없다”고 마지막까지 불신을 드러냈다. 서씨는 영화 ‘김광석’을 제작한 이상호 기자와 김광석의 친형 김광복 씨에게 무고죄 등으로 고소할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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