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할 예정인 '힐스테이트 미세먼지 신호등(가칭)' 개요도. <현대건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건설산업을 견인하는 대형건설사들 사이에서 미래 주거환경을 엿볼 수 있는 신기술이 잇따라 개발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국가적 재앙이라 불리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기술에서부터 음성 명령 하나로 집안 구석구석을 제어하고, 각종 생활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는 시대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 입주민 건강 챙기고 자연환경 보호하는 현대건설

국내 대형건설사 가운데 신기술 개발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건 현대건설이다. 최근 건설부동산 시장의 최대 이슈였던 서초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라이벌 GS건설을 제치고 사업권을 따넨 현대건설은 미래 건설산업 발전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연간 매출액 대비 R&D개발 비용은 업계 최고 수준인 1%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그 결과 주목할 만한 신기술이 연이어 개발되고 있다. 특히 국민 건강을 위협하며 사회 문제가 된 미세먼지를 차단하는데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사 브랜드인 ‘힐스테이트’를 미세먼지 걱정이 없는 청정 아파트로 만들기 위한 첨단 통합시스템을 개발하고 점차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힐스테이트 미세먼지 신호등’에는 입주민들의 행복을 염원하는 현대건설의 의지를 담았다. 올해부터 실용화되는 이 기술은 놀이터 부근에 설치된 미세먼지 감지 센서를 통해 대기환경 상황을 즉각적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이나 각 세대에 설치된 홈네트워크 월패드에 표시되는 대기환경 상황에 따라 입주민들이 직접 대처할 수 있게 했다.

현대건설은 하반기 공급되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뉴타운 1-1구역 재개발아파트인 힐스테이트 신촌을 시작으로 미세먼지 신호등 시스템을 확대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뿐만 아니다. 현대건설은 힐스테이트의 사물인터넷 시스템인 ‘Hi-OT(하이오티)’와도 연동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빌트인 기기 등을 적극 개발하고, 나아가 일반 가전제품과의 연계 효과도 노린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힐스테이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세워 주거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입주민들의 주거 만족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환경 보호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자체 개발한 ‘하수 슬러지 열가수분해 에너지화 기술’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다는 계획이다. 하수처리 시 발생하는 찌꺼기를 고온·고압 조건(200도, 20기압)에서 분해 해 찌꺼기 폐기량을 절감시키고, 이 기술로 아시아와 남미 지역의 하수처리 시장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 카카오와 손잡은 포스코건설… 음성인식 시대 앞당긴다

대우건설도 미세먼지 차단에 경주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단지 전체부터 가구 내부까지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단계별 맞춤 기술인 ‘5ZCS(Five Zones Clean air System)’을 지난 7월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푸르지오 단지를 단지입구, 지하주차장, 동 출입구, 엘리베이터, 세대내부 등 5개의 구역으로 구분해 적용한다. 지하주차장에는 센서를 설치해 오염도가 기준치 이상이 되면 FAN을 가동해 자동차 매연과 미세먼지를 제거한다. 동 출입구에서는 ‘E/V홀 클린에어시스템’으로 자동 환기가 이뤄진다.

엘리베이터에서는 ‘UV살균 시스템’이 엘리베이터 내부의 공기질을 개선하며, 세대내부에는 환기시스템이 먼지 뿐 만 아니라, 온·습도, CO(일산화탄소), HCHO(폼알데하이드) 등 공기환경 정보를 수집해 제어한다. 대우건설은 5ZCS 기술을 하반기 이후 공급되는 푸르지오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건설은 카카오와 손잡고 인공지능(AI)기반의 스마트 홈 구축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포스코건설은 카카오의 AI 플랫폼인 ‘카카오아이’를 기존의 스마트 홈 서비스와 결합시켜 새로운 음성인식 기반 홈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주거환경에도 음성인식 시대가 개막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현재 개발 중인 ‘대화형 스마트 더샵’은 2018년 분양하는 단지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 같은 첨단 기술이 건설산업에 적용된 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산업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일자, 업의 특성상 자동화가 더디던 건설업도 그에 걸맞는 변화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앞으로 건설 분야의 첨단 기술 접목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연구원은 향후 접목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 BIM(빌딩정보모델링), 모바일 기술, 드론, 3D 스캐너, 모듈러 공법, 가상‧증강 현실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프라의 질적 제고 방향과 전략이’라는 보고서에서 “모바일을 통한 드론의 조작, 현장의 3D 스캐닝, 증강현실의 구현 등은 이미 개발 중에 있으며, 이는 건설 생산에 있어 더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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