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재건축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미성아파트 전경. <네이버 거리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정부의 규제 탓에 침체 됐던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의 열기가 계속 될 전망이다. 추석 연휴기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건설사들은 연휴가 끝나는 대로 곧장 2017년의 대미를 장식할 하반기 수주전에 돌입한다.

◇ 잠실서 설욕나선 GS건설, 기세 몰아치는 현대건설

추석 연휴 펼쳐질 재건축 첫 ‘빅 매치’는 서울 송파의 ‘미성·크로바 아파트’(1,888가구)다. 한글날 이틀 후인 오는 11일에 시공자 선정을 위한 조합원 총회가 열린다. 이미 지난달 부재자 투표를 마친 미성‧크로바아파트 조합은 이날 진행될 투표 결과를 더해 최종 재건축 사업자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성‧크로바 아파트는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의 설욕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에 고배를 마셨던 GS건설이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달 초 서초 방배 13구역에서 GS건설에 패한 경험이 있는 롯데건설도 결코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다. 텃밭인 잠실에서 2연패를 안게 된다면 롯데건설은 자존심에 상당한 생채기를 입게 될 것이란 관측이다.

미성‧크로바 아파트가 가진 의미는 이뿐만이 아니다. 해당 수주전에서 패한 건설사는 4일 뒤 열릴 ‘리매치’에서도 불리한 입장에 놓일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오는 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앞두고 있는 서초구 잠원동의 ‘한신4지구’ 재건축(3,685가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는 GS건설과 롯데건설이다. 그만큼 두 건설사에게 6일 앞으로 다가 온 미성‧크로바 아파트 조합원 총회가 각별할 수밖에 없다.

반포주공 1단지 수주전에서 승리함에 따라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이 지역에서 계속 깃발을 꽂는다는 전략이다. 우선 사교육의 메카 대치동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대치동 ‘쌍용2차’(620가구)의 사업권을 두고 대림산업과 맞붙는다. 이어 전통의 부촌 압구정동으로 발길을 옮겨 자신들의 역사가 담긴 ‘현대아파트’ 재건축 사업권도 따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파구 문정동 136번지 일대(1,265가구)에서 진행 중인 재건축에도 관심이 쏠린다. 해당 지역은 수차례 입찰이 유찰되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공사 선정에 애를 먹고 있다.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원인으로는 조합과 시공사의 지나친 샅바 싸움이 지목된다. 당초 GS건설과 대림산업 컨소시엄의 수주가 유력했지만, 조합이 공동도급 불가 판정을 내렸고 이에 건설사들은 아예 입찰 참가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