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부산 감만부두에서 살인개미로 불리는 맹독성 외래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가운데, 5일 정부는 추가로 발견된 붉은불개미가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붉은불개미.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외래 붉은불개미(이하 붉은불개미)가 최초 발견된 부산항 감만부두에 대한 일제조사를 완료했다. 추가로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없었다.” 하지만 정작 여왕개미는 찾지 못했다. 여왕개미는 번식의 핵심이다. 방역당국은 여왕개미가 죽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체도 발견하지 못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것은 지난달 28일이다. 부산항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장소에서 개미 25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29일 같은 장소에서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방역당국은 즉각 비상대책본부를 구성하고 추석 연휴기간 내내 쉬지 않고 방역활동을 비롯해 일제조사 등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붉은불개미가 발견된 지 약 열흘만인 지난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이뤄진 외래 붉은불개미에 대한 방역당국의 1차 일제조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로 추가 발견된 붉은불개미는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문제는 여왕개미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여왕개미는 번식의 핵심이다. 당국은 여왕개미가 죽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독약에 부패했거나, 굴착 과정에서 치워졌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유인을 위해 설치한 덫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더이상 불개미의 확산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여왕개미의 사체조차 찾지 못했다.

앞서 초강력 허리케인 '하비'에 강타당한 미국 텍사스 주의 하천에서 붉은불개미들이 홍수에 살아남기 위해 몸을 뭉쳐 '불개미 뗏목'을 만든 모습. 트위터에 불개미 영상을 공개한 한 네티즌은 "절대 불개미를 만지지 마세요. 아마 당신의 하루는 망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트위터에 공개된 영상 캡처>

알려진 바에 따르면 붉은불개미는 강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앞서 태풍 하비가 미국에 상륙했을 당시, 붉은불개미들은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서로 뭉쳐 뗏목형태의 부유물을 형성하는 생명력을 보여줬고, 대만에서도 2003년 전국에 불개미가 출몰하면서 1년 동안 6,000여ha에 달하는 면적에 피해를 입혔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한 해 평균 붉은불개미에 물린 100여명이 숨져 ‘살인개미’라고도 불린다. 그러나 정부는 여왕개미 사체는 물론, 붉은불개미의 유입경로도 파악하지 못했다.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농림부는 오는 9일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한 차례 더 일제 조사를 하고 이상이 없으면 감만부두에 대한 소독조치를 해제할 예정이다. 다만 기본적인 방역 활동은 지속한다. 현재 정부는 전국 34개 항만 및 컨테이너기지에 예찰 트랩을 설치해 조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붉은불개미 유입경로 파악을 위한 역학조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방역당국은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하여, 추석 연휴기간 성묘·등산 시에는 긴 옷과 장갑을 착용하고, 바지를 양말이나 신발 속에 집어넣는 등 개미에 물리지 않는 적극적인 예방활동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