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허 카젬 신임 한국지엠 사장의 최악의 첫 월간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4만264대. 한국지엠의 9월 총 판매실적이다. 4만1,311대의 8월에 비해 2.5%, 4만5,113대의 지난해 9월에 비해 10.7% 감소한 수치다.

문제는 내수시장 성적이다. 8,991대로 1만대는 물론 9,000대 선마저 무너졌다. 8월에도 1만4대를 기록하며 위태로웠던 ‘1만대의 선’을 결국 지키지 못한 것이다.

한국지엠의 월간 내수시장 판매실적이 1만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월(9,279대) 이후 처음이다. 9,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그보다 더하다. 2012년 1월 이후 5년 넘게 무너지지 않았던 선이다.

한국지엠 라인업 중 만족스러운 판매실적을 기록한 모델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 스파크는 3,396대로 뚝 떨어졌고, 올해의 신차 크루즈는 417대, 말리부는 2,190대로 기대에 못 미쳤다. 임팔라 역시 227대로 8월 145대보단 나아졌지만 여전히 실망스럽다.

한국지엠의 9월 판매실적이 더욱 씁쓸하게 다가오는 것은 카허 카젬 신임 사장의 첫 성적표이기 때문이다. 구원투수로 투입됐지만 최악의 첫 판매실적을 받아들게 됐다.

카허 카젬 사장은 내수시장 판매부진, 노사갈등, 철수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던 한국지엠에 부임했는데, 이후 어떤 문제도 나아진 것이 없다. 내수시장 판매실적을 더욱 곤두박질쳤고, 노사갈등도 더 악화됐다. 카허 카젬 사장이 한국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일축했지만, 철수설도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한국지엠 데일 설리번(Dale Sullivan) 부사장(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은 “새롭게 재편된 소형 SUV 시장에서 트랙스가 계속해서 선전하며 특별한 상품성을 다시 한 번 입증 받고 있다”며 “10월은 고객에게 최대의 혜택을 드리는 한국지엠 출범 15주년 특별 프로모션을 통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지엠 앞엔 여전히 먹구름이 가득하다. 내수시장 판매부진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판매실적이 더욱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황금연휴로 인해 영업일수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노사갈등도 추석 이후 다시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국내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할인 등을 통해 판매실적을 일부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모닝과 말리부가 경쟁차종에 밀리고 있고, 크루즈는 신차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는 점이 내수시장 부진의 핵심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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