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내에서 '서울시장 차출론'이 불거지는 것과 관련해 홍준표 대표는 "서울시장 후보로 황 전 총리는 절대 아니다"라고 선 긋기에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차출설이 수면 밖에서 꿈틀대고 있다. 이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내 중진 의원인 나경원·김성태 의원과 함께 홍정욱 전 의원이 자천타천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손꼽히고 있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어 당 안팎에서는 대선 후보군으로 떠올랐던 황교안 전 총리가 차기 서울시장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황 전 총리 역시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부정하지 않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1일 <TV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출마에 대한 고민은) 뭐 말씀 안 드리는 게 좋겠다. 지금은…”이라며 출마 여지를 남겨뒀다. 실제 황 전 총리는 차기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듯 최근 각종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8~9월 9차례에 걸쳐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황 전 총리의 행보는 지난 8월 3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2018년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8월 21~29일 서울시 거주 성인 893명 대상,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13.6%의 지지율로 3위를 기록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현 서울시장인 박원순 시장이 26.3% 지지율로 1위를, 이재명 성남시장이 19.5%로 2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만 놓고 봤을 때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2강 구도에 보수진영 측 황 전 총리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보수진영 후보로 꼽힌 나경원·김성태 의원은 각각 4.1%, 1.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 안팎에서 황 전 총리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을 바라는 여론도 어느 정도 무르익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8월 31일 발표한 '2018년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표. (사진출처=리얼미터)

◇ 한국당, 황교안 대신 ’새인물 차출’로 선회할 듯

당 안팎에서 황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무르익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혁신위원회가 지난달 27일 발표한 내년 6·13 지방선거 공천안에 따르면 황 전 총리의 차출 가능성은 다소 낮아보인다. 당 혁신위원회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 가운데 50% 이상을 ‘정치신인’으로 채우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년·여성 포함 유능한 정치신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우선추천’ 공천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황 전 총리의 입지가 ‘정치신인’ 보다 사실상 정치인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황 전 총리가 한국당에서 설 자리는 다소 좁아보인다.

한술 더 떠 홍준표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황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설과 관련해 “서울시장 후보로 황교안 전 총리는 절대 아니다”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홍 대표는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이길 후보가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덧붙여 “황 전 총리가 나오면 다시 탄핵 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살아남기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결고리가 있는 황 전 총리를 ‘버리는 카드’로 선택하고 ‘새 인물 차출’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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