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산업은행 리스크·건전성·내부통제 관리 불합리 무더기 적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하자마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금호타이어 등 기업 구조조정을 비롯한 각종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금감원으로부터 내부 리스크 관리까지 철저하게 하라는 지적까지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산업은행에 대해 경영유의사항 11건에 대해 조치를 요구했다. 앞서 금감원은 한국은행과 함께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공동 검사를 통해 내부 통제 시스템과 리스크와 자산건전성 관리 실태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바 있다.

우선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계획이 철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산업은행이 매년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계획 수립시 목표 대비 실제 실적을 산출 근거별로 비교 분석하고 있지 않아 목표 설정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며 보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은행의 총자산 대비 유가증권의 비율은 평균 15.5%인데 반해 산업은행은 유가증권의 비율이 28%로 가치변동 리스크가 큰 상황이지만 이를 관리계획 수립 시 고려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바젤기준 유예 만료로 2018년부터 자기자본비율 2.9%포인트 하락이 예상되지만 세부적인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는 등 자기자본지율 계획이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자본 관리 업무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내부자본 관리체제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구축․운영하여야 함에도 가용자본 및 내부자본을 별도재무제표 기준에 의하여 산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영정보시스템에 경영진에 대한 리스크 관련 보고기능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 등 시스템 활용도가 저조하다고 금감원은 지적했다.

신용 익스포저 한도 관리 업무도 소홀한 것으로 밝혀졌다. 보통은 신용 익스포저는 특정부문에 편중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 계열, 산업 등의 단위로 한도를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특수목적법인(SPC) 등에 대한 익스포저는 실질적인 차주의 익스포저로 귀속시켜야 함에도 별도의 익스포저로 관리하는 사례가 발견됐다는 점이다.

여기에 여신감리 결과에 대한 사후관리와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산출 및 사후검증, 감독당국 보고, 리스크관리협의회 운영, 내부통제 부문에서 미흡한 부분이 다수 적발됐다. 또 조건부 승인여신 관리와 구조조정 주식 매각시 수의계약 처리 절차에서 불합리성이 적발되는 등 총 13가지의 개선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도 이동걸 회장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