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씨푸드레스토랑 '드마리스'의 직영점 6곳이 지난달 30일 갑작스레 문을 닫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문이 굳게 닫혀있는 서울 용산점 드마리스의 모습. <시사위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한 유명 씨푸드 레스토랑이 돌연 문을 닫아 논란이다. 10년 업력을 자랑하며 외식업계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진 ‘드마리스’의 일부 지점들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갑작스레 영업 중단을 선언한 것. 식자재비 미납과 직원 임금체불 등이 원인인데,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연휴를 끝으로 정상영업을 약속했던 지점에서도 좀처럼 영업 정상화가 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드마리스와 할인 제휴를 맺은 영화관 측은 여전히 할인홍보를 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 유명 씨푸드 레스토랑… 추석 앞두고 돌연 ‘영업중단’

드마리스는 업계에서 꽤나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대기업 브랜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와 유행에 민감하다는 외식업계에서 10년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2000년대 유행의 바람을 타고 우후죽순 생겨난 씨푸드 레스토랑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았으며, 수산물 업계에 대재앙이었던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버텨냈다.

하지만 황금연휴를 앞두고 있는 지난달 말 드마리스의 지점 대부분이 동시에 문을 닫았다. 지난달 30일 본사 직영으로 운영되는 서울 강동, 대치, 시흥, 용산, 부천, 분당 6개 지점이 약속이나 한 듯 매장의 문을 걸어 잠궜다. 드마리스는 전날인 9월 29일까지만 해도 추석 연휴 기간에 대한 예약을 받았다. 하지만 연휴 첫날인 30일 갑자기 문을 닫으면서 피해 고객이 속출했다. 일부 매장에서는 당일에 문자로 영업정지를 통보했는가 하면, 또 다른 매장에서는 이마저도 알리지 않아 예약자들이 당일 매장 정문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각종 인터넷 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무책임한 외식업체 탓에 추석 연휴를 망쳤다는 아우성에서부터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다는 피해자들도 나왔다. 20인 이상 단체 손님의 경우 20만원의 예약금을 걸어야 하는데, 업체의 일방적인 영업정지로 이 돈을 돌려받을 길이 없다는 것이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일각에서는 경영난을 겪던 드마리스가 고의적으로 연휴를 앞두고 문을 닫은 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제기했다.

이와 관련 드마리스 고위 관계자는 항간에 떠도는 ‘사전계획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 대로 식자재비 미납과 임금 체불이 원인인 건 맞다”면서 “하지만 시간을 벌기 위한다거나 예약금을 떼먹으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그랬던 건 아니다. 9월 29일에 밀렸던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회사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다음날 일선 직원들이 동시에 매장의 문을 열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금을 조달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물색하는 등 매장을 조기에 정상화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정확한 임금 체불 금액과 소비자들의 피해액 규모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드마리스의 정상 영업이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용산 롯데시네마는 11일 오후까지도 드마리스와의 제휴 홍보를 알리는 포스터를 영화관에 부착해 놓고 있다. ,<시사위크>

◇ 할인혜택 없는데도 영화관 제휴 홍보 여전

드마리스가 경영난에 빠진 건 오너가 바뀌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드마리스 사정에 정통한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초 드마리스 오너가 J씨로 바뀌었다. J씨는 식자재 유통업을 하던 인물인데, 첨엔 대치점만 인수하더니 나중에 5개 지점을 추가로 인수했다”면서 “이게 결국 무리한 확장이 됐다. 영업이 잘되던 대치점과 용산점의 이윤을 다른 4개 지점으로 끌어 쓰다가 전 지점의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임금을 체불당한 직원들과 채권단들은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고 기존의 매장을 인수하는 방향으로 영업 재개를 준비 중이다. 정상 영업 시점은 다음달 1일 경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계획이 단기간에 현실화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드마리스와 제휴를 맺은 업체가 소비자들의 피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분간 드마리스의 정상 영업이 불가능한 게 기정사실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휴 할인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용산 롯데시네마는 11일 오후까지도 드마리스와의 제휴를 안내하는 입간판과 포스터를 영화관 곳곳에 배치해 두었다. 양사는 드마리스 영수증을 제시하면 영화티켓을 2,000원 할인해주고, 반대로 티켓을 제시하면 식사권을 10% 할인해주는 제휴를 맺고 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드마리스와 제휴 관계가 있기 때문에 섣불리 홍보물을 철거하지 못했다”면서 “연휴가 끝나고 정상영업을 약속했던 11일에도 문을 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므로 오늘(11일) 내로 입간판과 포스터 등을 거둬들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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