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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억→9억… 신풍제약, ‘복리후생비 급감’의 불편한 진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복리후생비’는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복지 규모를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직원들의 작업 효율을 향상시키고 복리를 증진시키기 위해 쓰이는 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약업계에서는 오랫동안 이 복리후생비를 놓고 뒷말이 무성했다. 직원들의 복리 증진 목적이 아닌 접대나 홍보, 영업활동비에 쓰인 경비를 복리후생비 항목에 몰래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적지 않았다.

실제로 지난해 한 제약사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같은 의혹이 확인되기도 했다. 그 주인공은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각종 접대성 경비를 회계상 복리후생비 계정항목에 포함시켜오다가 세무당국에 적발돼 추징금을 받았다. 당국의 철퇴 이후 제대로 산정한 실제 복리후생비의 현실은 올 상반기 재무제표에 고스란히 나타났다.

◇ 상반기 복리후생비 전년 대비 83%↓

1962년에 설립된 신풍제약은 관절 기능 개선제·소염진통제·항생제 등 전문의약품(처방약) 중심의 중견 제약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올해 상반기 복리후생비는 9억1,839만원으로 전년대비(55억9,111만원) 83.6% 감소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46억7,200여만원에 급감한 셈이다.

하지만 애초에 전년 상반기 복리후생비가 부풀려진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실제로는 접대비 등으로 돈을 써놓고 이를 복리후생비 등 다른 계정 비용 항목에 포함시켜온 사실이 세무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쉽게 말해, 지난해 상반기 ‘복리후생비 56억원’은 실제 직원들의 복리를 위해 쓰인 돈이 아니라 접대비 등이 모두 포함된 수치라는 얘기다. 국세청은 신풍제약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간이영수증을 활용해 복리후생비를 가공계상하는 방법 등으로 비용을 마련해 영업활동비로 활용한 것으로 봤다.
 
이외에도 엉터리 회계 처리 위반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신풍제약은 지난해 추징금을 포함해 150억원대의 법인세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세무조사로 리베이트 혐의가 적발돼 2년간 240억원의 법인세를 분할 납부한 데 이어 또 다시 세금 폭탄을 맞은 셈이다. 이 여파로 신풍제약은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 적자전환했다.

◇ 접대비 숨긴 엉터리 회계 적발로 드러난 민낯

신풍제약 측은 올해부터는 이같은 잘못된 회계처리를 바로잡았다고 설명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복리후생비나 접대비 등 각종 계정 비용 처리를 제대로 산정하고 있다”며 “비용이 제 계정을 찾아가다 보니 복리후생비의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접대비가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의 상반기 접대비는 전년동기(8억2,065만원) 대비 63%가 증가한 13억3,895만원을 기록했다.

신풍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쓰인 복리후생비가 실제 얼마인지에 대해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올해 상반기(9억)와 비슷한 수준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같은 회계처리 배경을 두고 리베이트 감시망을 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고 있다. 복리후생비는 과거 일부 제약사들이 불법 리베이트 자금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다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다. 신풍제약은 지난해 전주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되는 등 꾸준히 구설을 사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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